내년 KBO 올스타전은 당연히 대전에서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당연한 개최는 없다. 최신식 야구장을 두고 올스타전 유치가 불발된다면 지역 망신이 될 수 있다.
KBO는 2025 KBO 올스타전 개최지를 공개 모집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번에 처음 진행되는 올스타전 개최지 공개 모집은 올스타전 팬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범지역 축제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공개 모집 참가를 원하는 지차제는 필수 제출 서류를 작성해 내달 23일부터 27일까지 KBO 사무국으로 방문 또는 우편 제출해야 한다. 서류 평가 80점, 현장 평가 20점으로 최종 평가된다.
사실 내년 KBO 올스타전은 당연히(?) 대전에서 열릴 줄 알았다.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바로 옆 부지에 지어지고 있는 신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가칭)가 내년 3월 개장에 맞춰 속도 내면서 점차 외관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신구장 첫 해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 2014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2016년 서울 고척스카이돔, 2019년 창원 NC파크가 개장 첫 해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2016년 고척돔과 함께 같은 해에 문을 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이듬해인 2017년 올스타전이 열렸다. 2012년 8월 개장한 포항야구장도 2013년 올스타전 개최지로 선정됐다.
그렇기에 내년 올스타전이 대전에서 열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KBO는 기존 방식을 버리고 공개 모집에 나섰다. KBO 단독 행사가 아니라 지자체와 연계해 지역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데 목적이 있다. 올해 올스타전도 지난 3월26일 허구연 KBO 총재가 문학 한화-SSG전을 앞두고 구장을 찾아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직접 개최를 발표했다.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지자체의 협조를 미리 받아 올스타전 위상을 높였다.
공개 모집을 통해 KBO는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지자체를 올스타전 개최지로 선정할 계획이다. 몇 가지 평가 기준을 세웠다. 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 개최가 가능한 전용 구장을 보유했으며 호텔 등 숙박 시설 및 교통·이동 편의성을 갖춘 곳이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충족하면 올스타전을 통해 지역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기획력, KBO와 협력 사항을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이행하려는 지자체의 손을 잡을 예정이다. 만약 유치 신청 지자체가 없거나 적격 지자체가 없을 경우가 KBO가 별도로 선정한다.
KBO리그의 인기가 나날이 치솟으면서 올스타전 개최를 향한 지자체들의 관심이 물밑에서 뜨겁다. 신구장을 가진 대전이 유리하긴 하겠지만 유치를 장담할 수 없다. 제주, 울산, 춘천 등 여러 지자체에서 올스타전 유치에 매우 적극적인 입장이라 대전도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만약 신구장을 가진 대전에서 올스타전을 유치하지 못하면 망신이 될 수 있다. 그만큼 공개 모집 준비를 잘해야 한다. 대전의 마지막 올스타전은 2012년으로 벌써 12년 전이다.
제주는 지난 2000년 올스타전 2차전을 오라구장에서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올스타전은 2경기가 치러졌는데 1차전이 마산에서 진행됐고, 이틀 뒤 제주에서 열렸다. 2010년에는 퓨처스 올스타전도 같은 곳에서 열렸다. 울산 문수야구장은 2018년 올스타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다. 야구 불모지인 춘천은 1군 올스타전은 해본 적 없지만 2007년 퓨처스 올스타전을 개최한 바 있다.
허구연 KBO 총재는 “올해 올스타전은 인천광역시와 함께 개최해 예년보다 더 풍성한 잔치가 됐다. 이번 공개 모집을 통해 내년 올스타전에도 많은 지자체가 관심을 갖길 바라고, 개최를 원하는 지자체가 올스타전을 개최해 지역 사회가 활기를 띠길 바란다. 이를 통해 야구팬 여러분께서도 특별한 즐거움과 경험을 만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달 5~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년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마쳤다. 예매 시작과 함께 6일 올스타전 2만5000석이 순식간에 매진됐고, 퓨처스 올스타전 및 홈런 더비가 열린 5일 프라이데이에도 역대 최다 1만1869명이 입장해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올스타전 화제성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경기 당일 생중계된 케이블 5개 채널 합산 TV 시청률은 퓨처스 올스타전과 홈런 더비가 열린 5일 1.22%, 사전 행사와 올스타전이 치러진 6일 3.19%를 기록했다. 각각 0.95%, 2.30%였던 전년 대비 약 28%, 2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