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차이’ 대만판 사랑의 불시착 커플이 등장했다. 바로 이창수와 진영진 부부였다.
7일 방영한 E채널 예능 프로그램 인간 심리 분석쇼 '한 끗 차이: 사이코멘터리’(이하 한끗차이)에서는 '미친 사랑'이란 주제로 두 가지 사례가 등장했다.
첫 번째 사랑은 맹목적이다 못해 잔혹했던 사연이 소개됐다. 바로 영화 '화차'와 같은 실화를 실현한 손서영(가명)의 이야기였다. 명문대 학벌도 거짓, 이혼녀에다 아이를 기르고 있지만 13살 연하의 최고 대학에 다니던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해 온 손서영은 남자친구의 결별 선언에 "아버지가 물려주신 20억 원짜리 땅을 팔아서 해외로 가자"라고 설득하고자 했다.
그러나 20억 원은 사망보험금, 즉 자신의 이름으로 나오는 사망보험금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죽은 걸까? 바로 대구의 한 여성 노숙자 쉼터에서 몇 년 간 머물렀던 정 씨였다. 정 씨는 부산의 어린이집에 취업했다면서 떠나갔다. 정 씨를 데리러 온 어린이집 원장은 바로 손서영이었다.
손서영은 연행될 때까지 “난 손서영이 아니다”란 말이었다. 즉 손서영은 자신의 이름 앞으로 4개의 생명 보험을 타놓고 다른 사람의 시신으로 자신인 척 꾸민 후 손서영의 사망보험금을 타내려고 했던 손서영. 박지선 교수는 “가족, 사회적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을 타겟팅한 걸로 보인다. 계획 범죄로 보인다”라며 손서영의 심리를 간파했다.
그러나 손서영은 정 씨가 갑작스럽게 ‘원하는 일을 이루게 됐다’라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진술했다. 이미 시신까지 화장을 마쳐서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2002년 7월에서 8월 사이에 음독으로 남자친구를 잡으려고 했었던 손서영. 박동훈은 “여자친구가 그 병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 병과 똑같은 병이다”라고 진술해 증거를 잡을 수 있었다.
한편 진실된 사랑도 소개됐다. 바로 이창수, 진영진 부부였다. 진영진 선수는 “리창수의 첫 모습은 그냥 잘생겼다. 멋있었다. 엄청나게 잘생긴 건 아니어도 정말 멋있었다”라면서 여전히 사랑이 가득한 얼굴로 고백했다.
이들은 고작 10여일 밖에 안 되는 대회 기간 동안 연애를 했을 뿐이지만, 사랑은 진실됐다. 그러나 국가가 그 장벽을 가로막았다. 리창수는 8년 동안 1위를 놓치지 않은, 국민 스타였다. 나라에서만 받은 훈장만 무려 4개였다. 단 한 번,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정훈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기고 난 후 그는 탄광으로 가게 되었다.
이창수는 “나는 정말 나라를 위해 열심히 살았다. 청소년 대표며 뭐며 다 나가서 메달을 따 왔다. 그런데 그날 하루 졌다고 그렇게 됐다. 그걸 잊질 못했다. 그래도 결승까지 꾸역꾸역 가서 은메달을 땄는데 은메달을 따고도 탄광으로 가게 됐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죽을 힘을 다해 귀순을 한 이창수. ‘북한에서 온 이창수는 자신의 귀순에 대만의 한 여성의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라고 뉴스에 보도가 됐다.
이런 이창수를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영진은 당장 한국으로 떠나려고 짐을 쌌으나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말렸다. 한마디로 ‘나라를 버리고 가족을 버린 사람인데 어떻게 믿고 가겠냐’라는 것. 진영진은 “그때 아무 생각 없었다. 미쳤었다. 솔직히 창수는 나 외에 아무도 없었을 거다. 그래서 올 수 있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창수는 “‘사랑의 불시착’ 그거, 저희가 먼저다”라며 허허롭게 웃었고, 진영진은 그 곁에서 “제가 다시 태어났으면 다시 결혼하겠습니다”라며 진짜 사랑의 형태가 무엇인지 무언으로 답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E채널 예능 프로그램 인간 심리 분석쇼 '한 끗 차이: 사이코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