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루키 클로저 김택연(19)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2위에 올라 있는 디펜딩챔피언이자 라이벌 LG 트윈스전에 출격해 홀로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지며 1점의 리드를 지켜냈다.
김택연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1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28구 호투로 시즌 13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팀의 최근 2연패 및 LG전 5연패 탈출을 이끈 값진 구원이었다.
김택연은 7-6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1사 2루 위기에서 홍건희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이승엽 감독은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나흘을 쉰 그에게 시즌 두 번째 5아웃 세이브 중책을 맡겼다. 김택연은 1일 KIA전에서도 1⅔이닝 무실점으로 5아웃 세이브를 따낸 바 있다.
김택연은 첫 타자 오스틴 딘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으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잠시 제구가 흔들려 문보경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2사 1, 2루에서 오지환을 유격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여전히 7-6으로 리드한 9회초 역시 안정적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함창건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박동원을 중견수 뜬공, 박해민을 7구 승부 끝 루킹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두산은 7-2에서 불펜의 집단 난조 속 7-6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19세 루키 김택연이 있어 실점을 억제하고 잠실더비 5연패를 끊어낼 수 있었다.
김택연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물론 힘들었지만,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날씨가 더워서 우리 타자들, 상대 타자들 모두 힘들었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라며 “양의지 선배님의 ‘직구가 최고다. 높낮이, 좌우 조절만 잘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 그냥 승부해라’라는 조언만 믿고 던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9세 고졸 루키에게는 다소 어려운 미션일 수 있는 5아웃 세이브. 그러나 김택연은 달랐다. 그는 “아무래도 올해 마무리가 처음이고, 아웃카운트 5개 잡는 게 쉬운 게 아니라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그래도 잘할 수 있을 거 같았고, 한 번 해보니까 두 번째는 마음이 편했다”라고 19세답지 않은 성숙함을 뽐냈다.
김택연은 인천고를 나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라운드 2순위 지명된 우완 특급 유망주로, 전반기 도중 팀 마무리를 맡아 47경기 2승 1패 13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1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단순히 기록만 좋은 게 아니다. 7월 1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KBO리그 신인 최초로 무결점 이닝(한 이닝 최소 투구 3탈삼진)을 해냈고, 2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리그 역대 최연소 10세이브(19세 1개월 20일)의 주인공이 됐다.
김택연에게 첫 시즌 활약 비결을 묻자 “프로와 아마추어는 정말 많이 다른 거 같다. 경기할 때 체력 등 경기 외적인 부분을 정말 신경 써야 한다”라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체력적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나 구속이 들쑥날쑥 하는 걸 보면 프로가 정말 어렵다는 걸 느낀다. 그래도 안 좋아졌을 때 잘 이겨내다보니 이렇게 내 페이스를 되찾았을 때 잘 던질 수 있는 거 같다”라고 밝혔다.
김택연만의 체력 관리법이 있냐는 질문에는 “날이 너무 더워서 체중 감소, 스피드 저하를 막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수면을 조금 중요시한다. 잠을 잘 자야 필요한 만큼 회복이 된다고 생각한다. 9시간 정도는 잔다”라고 답했다.
김택연의 다음 목표는 지금의 기세를 이어 최대한 높은 순위에서 데뷔 첫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처럼 승승장구하다보면 시즌 전 목표로 했던 신인왕 또한 그의 차지가 될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2024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신인왕 1순위는 김택연이다”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김택연은 “시즌 전에는 당연히 신인왕이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지금은 딱히 그런 건 없다. 안 다치고 한 시즌을 완주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신인왕, 세이브 기록은 나중의 문제다. 완주를 하면 따라올 거라고 본다”라며 “그보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을 때를 기대하고 꿈꾸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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