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가 2024 파리올림픽 탁구 단체전 8강에 진출했다. 6일 오후(한국 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치러진 16강전에서 유럽의 난적으로 꼽히는 크로아티아를 3대 0으로 완파했다.
남자탁구 역시 한국의 믿는 도끼는 복식이었다. 그리고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2021년 휴스턴, 2023년 더반 2회 연속 세계탁구선수권 결승 진출에 빛나는 장우진-임종훈 조가 아닌 장우진-조대성 조였다. 장우진-조대성 조 역시 2022 WTT 컨텐더 자그레브, WTT 피더 오토세크 등 이미 여러 차례 국제대회를 우승한 조합인 데다, 다양한 대회에서 검증된 임종훈의 국제무대 단식 경쟁력을 활용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한국의 전략은 실전에서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복식조가 상대 안드레이 가치나-필립 젤리코 조에 압승을 거두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이어 나온 임종훈(27‧한국거래소, 세계29위)과 장우진(28‧세아, 세계13위)이 토미슬라브 푸차르(세계51위), 안드레이 가치나(세계62위)를 상대로 차례로 2, 3매치를 따내며 승리했다.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거라는 예상을 보란 듯이 넘어서며 단 한 매치도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크로아티아 주전들은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는 오히려 앞서거나 동률인 강자들이었다. 게다가 멤버들 간 기량에 큰 편차가 없어서 한국 선수들이 16강전에서 최고 요주의 팀으로 꼽던 경계대상이었다. 대진추첨에서 피하고 싶었던 난적을 하필 첫 경기에서 만났지만 시의적절한 경기 운영으로 돌파해냈다. 첫 매치에서의 기선 제압으로 승기를 장악했고, 임종훈과 장우진이 기대에 부응했다. 조대성(21‧삼성생명, 세계21위)은 단식 경기를 뛰지 않아도 됐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8강에 진출해 더 큰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다음 상대는 올림픽 단체전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최강팀 중국이다. 중국은 같은 시간 치러진 16강전에서 인도를 3대 0으로 꺾었다. 이번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판젠동과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 왕추친, ‘리빙 레전드’ 마롱이 버티는 중국은 좀처럼 빈틈이 보이지 않지만 한국 대표팀도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 남자탁구는 지난 2월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같은 선수들로 구성된 중국과 풀-매치대접전을 벌였었다. 좀 더 무거운 긴장감이 흐르는 올림픽 무대에서 또 한 번의 명승부를 벌이지 말란 법도 없다. 첫 매치를 복식으로 치르는 올림픽 스타일 단체전은 세계선수권대회보다 변수도 많다.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 ‘마지막 승부’가 될 수도 있는 8강전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로 벌써부터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과 중국의 운명을 건 8강전은 한국시간으로 7일 오후 5시에 예정돼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