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2년 연속 여름 포항 원정 편성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승엽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달 말 포항 경기 편성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감독은 “포항이 인조잔디라 신경 쓰이는 건 당연하고, 우리가 왜 자꾸 선택이 되는 건지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라고 운을 떼며 “우리는 지난해에도 울산을 갔다가 포항을 바로 갔다. 올해도 울산, 포항이 모두 편성됐다. 팀으로 봤을 때 납득하기 힘들다. 지난주 폭염으로 울산이 2경기 취소됐는데 더운 8월에 포항 경기를 잡는 게 경기력, 체력, 이동거리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제2구장인 포항구장에서 삼성과 주중 3연전이 잡혀 있다. 포항의 낮 최고 기온이 34도를 육박하는 8월인데 태양열을 흡수하지 못하는 인조잔디에서 무려 3경기를 치러야 한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울산, 포항에서 고난의 6연전을 치른 바 있다.
이 감독 개인에게는 포항이 이른바 약속의 땅이다. 현역 시절 포항 구장 통산 기록이 3할6푼2리 15홈런에 달하며 2015년 6월 3일 포항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 시대를 열었다.
이 감독에게 이를 언급하자 “내가 좋은 기억이 많은 거지, 우리 선수들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지금 천연잔디도 경기하기가 힘든데 인조잔디 35도는 정말 힘들다. 심지어 홈구장도 아닌 제2의 구장이다. 투수들도 투수들인데 포수가 죽는다. 지금부터 벌써 어떻게 경기를 치를지 걱정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포항 경기 편성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5월도 있고 6월도 있는데 왜 한여름에 거기서 경기를 잡는지 모르겠다. 나 혼자 간다면 50도여도 간다.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라며 “내년부터는 한여름 포항 경기를 안 잡았으면 좋겠다. 간곡히 부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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