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또 졌다. 21연패로 아메리칸리그(AL) 최다 타이 기록 불명예를 썼다.
화이트삭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를 1-5로 패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진 선발투수 카이 부시가 4이닝 2피안타 5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1회 시작부터 볼넷 3개로 만루를 쌓은 뒤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4회까지 그런대로 잘 막았다. 그러나 산발 4안타 1득점에 그친 타선 침묵이 이어지면서 무기력하게 패했다.
이로써 화이트삭스는 지난달 11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부터 이어온 연패가 무려 ’21’로 불어났다. 같은 날 더블헤더 1차전 3-1 승리가 마지막으로 이후 21경기를 내리 패했다.
21연패는 AL 역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이다. 1988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기록과 같다. 1900년 20세기 이후 기준으로 196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23연패 기록에도 2패 차이로 다가섰다.
20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889년 루이빌 커널스의 26연패가 최다 기록이다. 이어 1890년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의 24연패가 다음 기록. 같은 해 피츠버그 엘러게이니가 23연패로 1961년 필라델피아와 역대 최다 연패 공동 3위 기록을 갖고 있다.
통산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빛나는 화이트삭스는 2021년 93승69피(씅률 .574)로 AL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올랐지만 2022년 지구 2위(81승81패 승률 .500), 지난해 지구 4위(61승101패 승률 .377)로 성적이 계속 떨어졌다.
리빌딩에 들어간 화이트삭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에이스 딜런 시즈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했다. 어느 정도 탱킹을 감수했지만 이 정도로 경기력이 안 좋을 것이라곤 예상 못했다.
지난달 트레이드 마감일에는 핵심 선발투수 에릭 페디, 중심타자 토미 팸(이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투수 마이클 코펙(LA 다저스)을 내보냈다. 가을야구가 멀어진 만큼 유망주들을 모으는 게 합리적인 결정이었지만 전력 약화가 가속화되면서 21연패 굴욕을 맛보고 말았다.
이대로라면 화이트삭스는 38승124패(승률 .235)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1962년 뉴욕 메츠가 갖고 있는 20세기 이후 최다패(40승120패 승률 .250) 기록 경신도 불가능하지 않다. 그해 메츠는 창단 첫 해로 역대 최다패, 최저 승률 기록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로부터 62년 만에 화이트삭스가 두 가지 불명예를 넘본다.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은 이날 오클랜드전 패배 후 “21연패, 정말 짜증난다”고 좌절감을 드러내며 “재미없고, 고통스럽고, 아프다. 뭐라고 하든, 어떻게 표현하든 상관없다. 계속 말했듯이 우리의 노력이 부족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니다. 아무도 여기에 나와서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는 좋은 경기를 해서 연패 기록을 뒤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이트삭스는 7일 오클랜드전에 우완 조나단 캐넌을 선발투수로 내세워 21연패 탈출을 노린다. 캐넌은 올 시즌 13경기(11선발·70이닝) 평균자책점 4.11로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1승5패로 승운이 없다. 최근 4연패 중인데 타선 지원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