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냈다. 1위 자리를 굳히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승부수다.
KBO는 5일 KIA 외국인 투수 알드레드와 크로우의 웨이버를 공시했다. 크로우는 지난 5월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상태. KIA는 크로우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알드레드와 크로우를 동시에 방출했다.
크로우는 KIA에서 9경기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최근 알드레드가 보여준 퍼포먼스로는 정규 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정상 등극을 위해서 부족하다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KIA는 확실한 1선발 투수로 메이저리그 통산 36승을 거둔 에릭 라우어와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드레드의 방출로 상위권 팀들은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알드레드는 특정팀 상대로 성적이 극과극을 보였다.
알드레드는 LG 상대로는 ‘천적 관계’였다. LG전 2경기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이었다. 12⅔이닝 3피안타 15탈삼진 2실점(비자책). 6월 20일 첫 대결에서 6이닝 2피안타 6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고, 7월 11일 6⅔이닝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기록했다. 좌타자들이 많은 LG 타선은 알드레드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알드레드는 KT 상대로도 1경기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알드레드에 대해 “좌타자들이 쉽게 칠 수 없는 공이다. 공이 좋았다”고 했다.
그러나 알드레드는 두산과 삼성에 약했다. 특히 우타자들이 많은 두산에는 치명적이었다. 두산전 2경기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15.95로 난타를 당했다. 7⅓이닝 동안 14피안타 13실점을 허용했다.
KIA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이 두산전이었는데, 3이닝 6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3회까지 1점만 허용했는데, 첫 등판에서 투구 수 관리를 하지 않고 4회에도 등판해 78구까지 던지면서 5점을 추가로 내줬다. 지난 7월 30일 두산전이 마지막 경기가 됐는데, 4⅓이닝 8피안타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알드레드는 삼성에도 약했다. 2경기 선발 등판해 승패는 없었지만 평균자책점이 8.22로 높았다. 7⅔이닝을 던져 7실점을 허용했다. 7월 3일 4⅔이닝 4실점, 7월 18일 3이닝 3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KIA는 LG, KT와는 각각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삼성과는 6경기가 남아 있다. 반면 두산 상대로는 1경기만 남아 있다. 알드레드 방출로 LG는 천적 투수 한 명을 피하게 됐고, 삼성은 상성이 좋은 투수를 더 이상 상대하지 못하게 됐다. 만약 알드레드가 방출되지 않았더라면, 주말 삼성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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