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리볼버’ 안하고싶어→유재석 세상 불편”..솔직·화끈 ‘칸의 여왕’[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8.06 07: 40

 배우 전도연이 솔직하고 화끈한 입담으로 인터뷰를 채웠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 주연 배우 전도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도연은 오는 7일 예정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체감상으로는 개봉한 것 같다. 시사회도 했고 리뷰나 이런 것들이 많이 나와서 체감상 개봉한 느낌이다. 개봉보다 언론시사회때 처음 영화를 보는 것이라 가장 많이 떨리고 긴장됐다. 항상 저는 분위기는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작중 전도연은 전직 경찰로 대가를 약속받고 모든 비리를 뒤집어쓴 채 교도소에 수감된 수영 역으로 분했다. 수영은 2년 뒤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에야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약속한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전도연은 ‘리볼버’의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단시 “솔직히 안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출연을 약속했을 때 저는 놀고있는 상황이었고, 시나리오가 빨리 완성될 줄 알았다. 그런데 4년이 지났고 그 안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솔직히 안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제가 지쳐있더라. ‘길복순’ 끝나고 바로 ‘일타스캔들’을 하면서 사실 쉬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쉬어야할 타이밍에 ‘리볼버’를 하게 돼서 마음이 그만큼 절실하진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오승욱 감독과 ‘무뢰한’ 이후 약 9년만에 재회한 그는 “하수영 캐릭터를 보기 이전에 대본을 보고 걱정된건 ‘무뢰한’의 무드가 묻어있다고 생각했다. 여자버전 ‘무뢰한’의 느낌이 있어서 걱정 했었다. 감독님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런 우려들이 있었다. 제가 감독님하고 전작을 같이 했었기때문에 어떻게 하면 피해갈 수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이 대본을 내가 하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하수영을 어떻게 하면 김혜경과 다른 캐릭터로 보일수 있을지 고민 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리볼버’ 속 하수영은 무표정하고 건조한 캐릭터성이 돋보였다. 전도연은 “감정표현을 많이 들어내자고 애기를 했다. 사실 피해간다고 해서 피해질수있는 게 아니지 않나.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어떻게 표현하면 다른 인물로 보일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나온 게 감정을 많이 들어낸, 걷어낸 인물을 생각했다”라며 “하면서 감독님한테 ‘지루하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계속 했다. 촬영하는 동안에는 어느순간 계속 똑같은 걸 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오히려 인물들의 색이 하수영한테 입혀지면서 신이 만들어지는 점이 새로워보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고 싶지 않았음에도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약속이니까”라고 답했다. 그는 “어쨌든 약속이고 감독님이 저하고 이야기 하면서 4년이란 시간동안 시나리오를 쓰셨다. 제가 말씀드린 건 ‘내가 이작품을 했을 때 도움이 될까?’라는 것에서 나온 생각이었다. 감독님은 ‘무뢰한’과 다른 작품이라고 했는데 시나리오상 저는 그런 무드를 느껴서 걱정이 된 거다. 근데 약속은 지켜야죠. 하기로 한 거 잘 해내고 싶었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오승욱 감독님하고는 이제 약속 안하려고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정윤선 역의 임지연과의 호흡도 전했다. 전도연은 임지연이 자신에게 애정공세를 했다는 후문에 대해 “거짓말이다. 쿨했다. ‘너무 팬이에요’ 이런것도 없이 현장에서 각자 할 일을 열심히 한 것 같다. 같이 밥을 먹거나 이래본 적도 없고. 알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하니까 그랬나 보다 싶다. 처음엔 몰랐다. 이야기가 어둡기도 했고 ‘예민한데 열심히 하는 친구구나’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일 때문에 보기도 하면서 밝고 솔직하고 귀여운 친구라는걸 알게 됐다. 저도 임지연씨를 ‘핑계고’를 하면서 ‘이런 친구구나’ 하는 걸 많이 알았다”고 밝혔다.
또 ‘자칭 한예종 전도연’이라는 칭호에 대해 “말을 잘하는 친구구나 싶었다. 저도 그때 처음 들었다”라며 “어디의 전도연이다 뭐다 너무 많지 않나. 저도 모르게 그런 배우가 어느순간 돼 있는 것 같다. 근데 모르겠다. 진짜 어렵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고 마냥 기쁘고 좋은것도 아니고 책임감이 생기거나 부담이 되는것도 아니고 어느순간 그냥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 같다. 그렇게 해도 저도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지 않나. 계속적으로 저도 정진하고 있고 그 친구들도 정진하고 있고. 어느 순간에는 누군가가 저를 대체하는 친구도 나올거고. 언젠가 그렇지 않겠나”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리볼버’를 통해 이정재와 네번째 연기호흡을 맞췄던 그는 원조 월드스타로서 이정재와의 재회 소감을 묻자 “늘 항상 젠틀하시고 저 멀리 계신 분”이라며 “놀라긴 했다. 되게 바쁠텐데 ‘리볼버’에 특별출연한다고 해서 놀라긴 했다. 그런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똑같은 사람인것 같다. 흐트러짐이나 변함 없이 늘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길복순’ 이후 액션 은퇴를 선언했던 전도연은 이번 ‘리볼버’에서 또 한번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4년전의 약속이라 피해갈수 없어서 제가 은퇴하고 뭐고는 상관 없었다. 무조건 해야하는거였다”라며 웃었다. 이어 “대본상으로 ‘리볼버’는 느와르에 가깝지 액션영화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액션 장면이 나오니 연습해야되지 않을까 했는데 무술감독님이 ‘길복순’을 경험했으니 현장에서 충분히 할수있는거라고 해서 연습없이 현장에서 따라하면서 했다. 괜찮더라. 이제는 액선 잘할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들었다. ‘길복순’을 할 때는 액션을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니까 더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어렵게 접근한 것 같다. 이번에 해보니 지금 찍었으면 ‘길복순’ 액션을 더 잘 찍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라면서도 “(액션 은퇴) 번복을 하고싶진 않다. 몸보단 마음을 쓰고싶다”라고 선을 그었다.
‘길복순’과 ‘일타스캔들’, 연극 ‘벚꽃동산’에 이어 ‘리볼버’까지 본의아니게 작품을 쉬지않고 연달아 하게 된 전도연은 “힘들다. 의도한건 아닌데 그렇게 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힘들더라.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고충을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다 힘들었을거라 생각하는데 물론 힘은 드는데 제가 중간에 가장 힘들었을때 ‘벚꽃동산’이라는 연극을 너무 즐겁게 했다. 그러다 보니 그 힘듦이 극복이 되더라. 신기한 경험이긴 했다. 끝나고 바로 ‘리볼버’도 개봉해야되고 홍보도 해야하고 드라마 촬영 들어가야하는데 ‘몸이 못버티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는데 괜찮더라”라고 털어놨다.
‘벚꽃동산’을 통해 무려 27년만에 연극무대에 오른 전도연은 “공연 횟수를 거듭할수록 시야가 넓어지더라. 그 전에는 그냥 내 대사하고 동선하기 급급했다면 조금씩 내 시야가 넓어지고 상대 배우한테서 감정을 전달받아서 내 연기가 달라지고 그런 경험을 매일 새롭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순간이 너무 감사하고 소중했다. ‘벚꽃동산’ 무대가 저한테 힐링이 됐던 무대였다. 내가 극복해야할 또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이렇게 연기하면서 힐링 받고 즐거울수 있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벚꽃동산’에 머물고 싶었고 남고 싶었고 끝내는게 싫었다. ‘벚꽃동산’ 끝나면 ‘난 뭘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애정을 전했다.
특히 전도연은 작품 외에도 ‘리볼버’ 개봉을 앞두고 ‘핑계고’, ‘요정재형’ 등 유튜브 웹예능에 출연하는 등 홍보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전도연은 “사실 불편하긴 하다. 편하진 않다. 정재형씨도 ‘방구석 1열’에서 잠깐 본 게 다였으니까. 근데 편하게 해주셔서 그나마 ‘핑계고’ 보단 편하게 촬영했다. ‘핑계고’는 세상 불편했다. 사람들은 컨셉이라고 하는데 저는 진짜 너무너무 불편했다. 제가 리액션을 잘 못하고 옆에서 유재석씨가 애쓰고 계속 리드 하는데 그런걸 보는게 편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두 방송을 하루에 녹화한거다. 아침에 ‘핑계고’를 하고 저녁에 ‘요정재형’을 했는데 걱정하긴 했지만 ‘요정재형’은 마음 편하게 촬영했다”라며 “저는 방송보고 알았다. 임지연씨가 불편해 하는지. 누군가를 배려할 정신이 없었다. 유재석 씨와 둘이 사적인 얘기를 한번도 해본 적 없다. 그냥 대학 동기였다. 그런데 각자의 분야에 탑이 돼서 다시 만났고, 그게 다인 것 같다. ‘핑계고’ 촬영 후 번호 교환은 했다. 끝나고 문자도 왔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여전히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따라붙고 있는 전도연은 “칸에서 상을 받았고 ‘칸의 여왕’ 수식어도 받았지 않나. 예전에는 그걸 벗어나면 내가 다른 배우가 되지 않을까, 사람들이 편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벗어날 수 없는 또 다른 저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지금은 벗어나기보다 오랜 시간동안 받아들이는 시간을 스스로 보냈던 것 같다. 받아들이고 다른 방식으로 내가 어떻게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고 어떤 배우로서 어떤 작품을 선택하고 이런것들을 증명까진 아니지만 계속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더라.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에서 자유로워지긴 했다”고 털어놨다.
듣고 싶은 반응에 대해 “이제 듣고 싶은 말은 없다”고 밝힌 그는 “관객과 소통하려면 사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많이 봐주셔야하지 않냐. 그래야 전도연이 하고싶은 이야기가 뭔지, 어떤 영화를 찍었는지 소통 되는 건데 이제는 개인적인 영화나 상이나 이런게 아니라 작품이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그게 제일 큰 바람이고 욕심이라면 제일 큰 욕심”이라고 강조했다.
전도연은 “예전에는 남성중심 영화가 주류였고 갈증나고 목말랐지만, 지금은 조금씩 다양하게 많은 이야기들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계속적으로 확산돼서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굳이 스스로 남성중심영화, 여성중심영화를 구분 짓지 않는다. ‘왜 여상서사가 들어간 작품이 없는거지’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는데 그런게 저를 힘들게 했다. 지금은 여성서사가 있든 없든 제가 할수있는 포지션이 작든 크든 굳이 저 스스로가 나눠서 생각하지 않는다. 근데 좀더 로맨스나 멜로같이 다양한 장르들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볼버’ 개봉 후 전도연은 차기작인 넷플릭스 ‘자백의 대가’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솔직히 너무 준비할 시간 없어서 이렇게 준비없이 들어가도 되나 싶을정도로 걱정이다. ‘리볼버’가 개봉하고 홍보일정이 끝나면 그제야 구체적으로 작품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될 것 같다”라며 “김고은씨는 오랜만에 봤는데도 어제 만난 것 같다. 9년 전 ‘협녀, 칼의 기억’ 때 만났지 안나. 그런데 엊그제 만난것 같은 친밀감이 있다. 제가 잘 해야죠”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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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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