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폭염 아래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에게 탈이 안 날 수가 없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3일) 경기를 치른 이후 폭염에 앓아 누운 선수들에 대해 언급했다.
롯데는 전날 LG를 상대로 8-3으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 찰리 반즈의 호투와 손호영의 멀티 홈런 활약에 힘입어 ‘천적’ LG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미 2일 경기는 55도에 가까운 지열 때문에 선수단과 관중들의 안전을 고려, 폭염 취소가 됐다. 그러나 3일 경기는 비슷한 여건이었지만 폭염 취소 없이 경기가 치러졌다. LG 염경엽 감독과 롯데 김태형 감독 모두 이날 경기가 쉽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경기는 예정대로 열렸다.
3일 그라운드 지열은 40도 초중반이었지만 습도가 50%가 넘었다. 그래도 해가 지고 저녁으로 접어들면서 열기는 낮아졌다. 하지만 선수들의 체감은 다른 듯 했다. ‘할만 했다’라고 하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몇몇 선수들은 무더위를 견디지 못했다.
손호영은 “처음 연습할 때는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경기 들어가보니까 생각보다는 괜찮았다”라면서도 “땀이 너무 많이 나서 계속 언더 셔츠를 갈아입었다. 3번 정도 갈아 입었다. 인조잔디라서 열이 잘 안 빠지는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고승민은 “너무 힘들었다. 머리에 바람이라도 통하게 하기 위해 모자 곳곳을 가위로 잘라서 바람이 통하게 했다”라며 고충을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의 현재 상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는 “어제 경기를 하는데 이 정도면 할만했구나 생각했는데 그라운드에 나간 선수들은 안 그런 것 같다”라고 설명하면서 “어제 끝나고 2명이 밥도 못 먹고 누워 있었고 오늘도 보고 들어보니까 2명이 앓아누웠다. 어제는 고승민과 정보근이, 오늘 오전에는 전준우와 윤동희가 몸이 좀 안 좋다고 하더라. 모두 오늘 경기는 뛸 수 있다고는 하는데…”라면서 선수들의 상태를 걱정했다.
이날 습도는 30%대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지열을 뜨겁다. 이날 오전 울산 일부 지역에는 국지성 호우가 꾸렸지만 문수구장 지역은 빗겨나갔다. 결국 다시 한 번 폭염 취소 결정을 고려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경기를 앞둔 홈팀 롯데 구단은 “일단 관중 입중을 4시까지 연기했고 3시 50분에 최종적으로 상태를 체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