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에이스 양현종의 호투와 김도영의 역전 결승 홈런으로 4연패를 끊었다. 한화 이글스는 38분간의 정전으로 인한 경기 중단 이후 역전을 허용하며 7연승을 마감했다.
KIA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7-3으로 역전승했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2자책) 호투로 시즌 8승(3패)째를 따내며 평균자책점을 3.60으로 소폭 낮췄다.
김도영은 5회 역전 결승 투런 홈런에 2루타 2개를 더해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에도 홈런 1개만을 남겨놓았다.
최근 4연패에서 벗어난 KIA는 61승42패2무(승률 .592)로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반면 7연승 행진 마감한 8위 한화는 45승54패2무(승률 .455)가 됐다.
한화는 시즌 38번째 홈경기 매진(1만2000명)으로 만원 관중을 이뤘지만 대전한화생명이글스의 노후화 문제로 인한 정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가 3-0으로 앞선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전으로 경기가 38분간 중단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폭염으로 인한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전기설비가 부하를 감당하지 못해 오후 6시33분 조명탑, 전광판, ABS 시스템을 비롯해 구장 내 시설 곳곳의 전기가 나갔다.
4분간 정전이 됐고, 조명탑과 전광판 등 전력을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오후 7시11분에 재개됐다. 정전 중단 전까지 3-0으로 앞서다 역전당한 한화로선 아쉬운 순간이었다.
KIA 에이스는 역시 양현종, QS로 또 4연패 끊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에이스라면 어려운 상황에 올라가서 이겨주는 게 숙명이다. 현종이한테 숙명이지 싶다. 이런 상황에 많이 등판하는데 오늘도 잘 던져주길 바란다”며 연패 스토퍼 역할을 기대했다. 지난 5월25일 광주 두산전도 양현종은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KIA의 4연패를 끊은 바 있다.
이번에도 양현종이 연패 스토퍼로 KIA를 구했다. 1회를 김태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나머지 3타자를 범타 처리한 양현종은 2회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1사 후 안치홍의 타구가 1루수 맞고 우전 안타가 된 뒤 하주석을 유격수 땅볼 유도했다. 병살타로 이닝 종료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유격수 박찬호가 백핸드로 처리하려다 타구를 앞에 떨어뜨렸고, 상체가 기울어진 채 2루에 무리하게 던진 게 외야로 빠졌다. 송구 실책이 되면서 1사 2,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다음 타자 최재훈에게 초구에 홈런을 맞았다. 시속 143km 직구를 몸쪽 넣었지만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최재훈의 시즌 2호 홈런. 실책 이후 홈런이라 맥이 빠질 법도 했지만 양현종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원석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정전 여파로 38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악재 속에서도 요나단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길었던 2회를 마쳤다.
3회에는 2사 후 노시환과 채은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3루 위기가 왔지만 안치홍을 3연속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공 잡고 정리한 양현종은 5회에도 무사 1,2루 위기를 극복했다. 김인환과 김태연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주자가 쌓였지만 위기 관리 능력이 또 빛을 발했다. 노시환과 채은성을 상대로 각각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정전 이후 터진 김도영 방망이, 역전 결승포 ’30-30 눈앞’
한화가 최재훈의 스리런 홈런으로 기선 제압한 2회말 한화 공격.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페라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갑자기 야구장 내 불빛이 전부 꺼졌다. 조명탑과 전광판부터 구장 내 시설의 전원이 모두 나갔다. 그라운드의 선수들이 그대로 얼어붙었고, 심판진이 경기 중단을 선언하면서 덕아웃으로 철수했다. 텅 빈 그라운드에 관중석도 술렁였다.
지난 1964년 개장해 올해로 61년째가 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몇 차례 리모델링과 꾸준한 관리에도 워낙 오래돼 시설이 낙후됐다. 구장 노후화로 폭염 속 전력 사용량 급증을 전기설비가 버티지 못했다. 오후 6시33분부터 37분까지 4분간 정전이 됐고, 이후 조명탑과 전광판 등 주요 설비가 정상 작동하기까지 복구 시간이 필요했다. 38분간 중단된 뒤 오후 7시11분 경기가 재개됐다.
공교롭게도 정전 중단 이후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3회초 KIA가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에게 1점을 뽑아냈다. 박찬호의 좌전 안타, 와이스의 폭투로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도영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 치며 KIA의 추격을 알렸다.
5회초에도 박찬호가 우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최원준의 좌전 적시타가 나오며 1점차로 추격한 KIA. 와이스의 폭투로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도영의 홈런이 터졌다. 볼카운트 2B-2S에서 와이스의 5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153km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 폴 안으로 들어오는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비거리 110m, 시즌 29호 홈런. 4-3으로 스코어를 뒤집은 결승포였다.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에도 홈런 단 하나만 남겨놓았다. 9회초에도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린 김도영은 장타 3개로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KIA는 8회초 한화 필승조 이민우에게 2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나성범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루에서 한준수가 우중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린 뒤 박찬호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며 6-3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박찬호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2회 수비 실책을 만회했다. 9회초에는 김도영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박정우의 우월 1타점 3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KIA는 양현종이 내려간 뒤 장현식이 2이닝 2이닝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11홀드째를 올렸다. 한화 선발 와이스는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2패(1승)째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