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이 없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폭염에도 경기를 강행하려는 KBO 측을 향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지난 2일 LG와 롯데의 팀간 12차전 맞대결은 폭염으로 취소됐다. KBO 역사상 최초의 폭염 취소. 전날 그라운드 지열은 50도를 넘었고 선수와 관중, 경기 운영 요원들의 안전을 위해 일찌감치 폭염 취소가 결정됐다.
이날 역시 울산은 무더웠다. 34도의 폭염도 이어졌다. 롯데 선수단은 그라운드 밖에 나오지 않았고 실내 훈련만 진행했다. LG 선수들도 가볍게 몸만 푸는 수준으로 야외 활동을 제한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무리하게 강행할 이유는 없다”라면서 이날 경기 진행이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울산시설공단과 KBO는 경기를 강행하려고 준비했다. 그라운드 정비 인원들은 쉴새 없이 그라운드에 물을 뿌리면서 지열을 낮추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생각은 달랐고 허삼영 경기감독관에게 직접 ‘오늘 경기도 취소해야 하지 않냐’라고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프로야구는 팬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게 맞고 두 번째는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100%로 플레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성토했다. 김태형 감독과 염경엽 감독 모두 이날 경기 진행이 힘들 것 같다고 입을 모았고 선수단 역시 이런 환경에서 경기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사를 피력한 상황.
하지만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이 될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는 선수들에게 내가 뭘 어떻게 하라고 하겠나. 슬라이딩 하지 마라고 해야 한다. 외야와 내야에서 다이빙 캐치 하지 말라고 한다. 지금 부상 당하면 데미지가 크다”라며 “그러면 100%의 플레이를 펼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경기력을 펼칠 것이면 팬들도 야구를 왜 보러 와야 하나.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려고 오는 것인데 그럴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내가 어떻게 슬라이딩을 하라고 그러나”고 항변했다.
이어 “오늘 경기 승패보다는 안 다치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기준이 없다. 오늘 한다고 하면 어제도 경기를 했어야 했다. 논리적으로 우리가 설득이 되지 않는다. 어제는 부상 위험이 있고 팬들의 안전까지 모두 고려해서 취소가 된 것인데 오늘은 무엇에 부합이 되어서 경기를 하냐는 것이다. 선수들도 불안해 한다”라면서 이날 경기 진행 판단에 진한 아쉬움을 내뱉었다.
LG는 이날 최원태가 선발 등판한다. 홍창기(우익수) 신민재(2루수) 오스틴(지명타자) 문보경(1루수) 오지환(유격수) 김현수(좌익수) 박동원(포수) 박해민(중견수) 구본혁(3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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