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한화 이글스가 버린 외국인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극적인 대타 끝내기안타를 쳤다.
마이크 터크먼(34·시카고 컵스)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대타로 등장해 경기를 끝내는 한방을 날렸다.
컵스는 2-4로 뒤진 채 마지막 9회말을 맞이했다. 설상가상으로 마운드에는 내셔널리그 세이브 1위(33개)를 질주 중인 라이언 헬슬리(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올라왔다. 예상대로 첫 타자 스즈키 세이야가 1루수 파울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나며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기준 승리 확률은 4.3%에 불과했다.
컵스는 1사 후 코디 벨린저의 솔로홈런으로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벨린저는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헬슬리의 5구째 바깥쪽 높은 84.6마일(136km)커브를 받아쳐 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11호.
컵스는 후속타자 이삭 파레디스가 3루수 땅볼에 그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니코 호너가 중전안타를 치고나간 뒤 댄스비 스완슨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타석에 있던 스완슨이 1타점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 2루 찬스. 컵스 벤치는 피트 크로우-암스트롱 대신 회심의 터크먼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터크먼은 등장과 함께 0B-2S에 몰렸지만, 볼 2개를 침착하게 지켜본 뒤 헬슬리의 5구째 98.9마일(159km) 높은 강속구를 받아쳐 좌측 깊숙한 곳으로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극적인 역전타를 때려낸 순간이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 컵스는 터크먼의 끝내기 역전타에 힘입어 2위 세인트루이스를 5-4로 꺾고 4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2연승을 달렸다.
MLB.com에 따르면 터크먼은 경기 후 “정말 멋진 이닝이었다. 기분이 정말 좋다”라며 “누구나 항상 팀을 위해 싸우길 원한다. 우리는 올해 많은 역경과 싸워왔고, 우리가 원하는 곳에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달의 출발이 정말 좋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오늘처럼 최고의 야구를 하는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터크먼은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선수다. 지난 2022시즌 총액 100만 달러(13억 원)에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9리(575타수 166안타) 12홈런 43타점 19도루 장타율 .430 출루율 .366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거포형 외국인타자가 필요했던 한화는 2023시즌 터크먼과 재계약을 포기했고, 터크먼은 미국으로 건너가 컵스와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재도전했다.
터크먼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콜업 후 108경기 타율 2할5푼2리 8홈런 48타점 OPS .740으로 활약했다. 이에 힘입어 재계약에 성공했고, 2년차를 맞아 78경기 타율 2할4푼6리 5홈런 20타점 OPS .701로 기록 중이다.
터크먼은 지난 6월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도 끝내기홈런을 치며 팀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