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에 이어)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이 액션으로 호평받은 '화인가 스캔들'에서도 철저한 자기 관리를 보여준 비화를 풀어냈다.
정지훈은 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최근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극본 최윤정, 연출 박홍균)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완수(김하늘 분)와 그녀의 경호원 도윤(정지훈 분)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치명적 스캔들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달 31일 10회(마지막 회)가 공개되며 막을 내렸다.
정지훈은 '화인가 스캔들'에서 경호원 도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자연스레 정지훈은 화려한 액션으로 작품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가족 같은 친구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맹렬한 투지를 드러내는 도윤의 첫 등장이 유독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터다.
정작 그는 "조식에 비유하고 싶다. 조식을 보면 몇 가지 반찬이 안 나온다. 메인이 밥인데 그게 서이숙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그 분이 이끌어가고 김하늘 선배가 밀어주는 거다. 그 뒤에 정겨운 선배도 있고 저도 있고. 저는 정말 조식을 맛있게 먹게 도와주는 반찬 정도인 거다. 그렇지만 메인은 아닌데 빼놓을 수 없는 거다. 중간에 지루할 때 액션 때문에 괜찮지 않나. 얼마나 좋나, '내 여자 할래요'"라고 웃으며 겸손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액션은 매번 다르다. 제가 운동을 매일 같이 하루에 1시간 정도 한다. 쉼없이 쇠질을 하는데 왼쪽 무릎 연골이 거의 닳아서 없다. 뚝, 뚝 소리가 난다. 처음엔 인공관절이나 의사 분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다가 이겨내 보려고 근육을 좀 키웠다. 훨씬 편해지더라. 오히려 컨디션은 어릴 때 액션할 때보다 지금이 편한 것 같다. 무대를 할 때도 지금이 더욱 편한 것 같다. 물론 유통기한이 있으니까. 언제 상할지 모르지 않나. 액션은 올해나 내년이면 다 한 것이지 않을까 싶더라. 그런데 또 모른다. 좋은 거 있으면 이를 악 물고 할 거다"라고 밝혔다.
또한 "체중을 많이 감량하진 않았다. 그런데 도윤은 고아로 자라서 가족처럼 자란 친구를 잃고 필리핀에서 찾아 헤맨 것으로 나온다. 저도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게 처음이었다. 제가 수염이 어울리는 편은 아닌데 나이가 있다 보니 수염이 많이 자라는 편이라 실제 수염과 약간의 분장을 더했다. 멋스럽기 보다는 더럽고 약간 냄새날 것 같고, 사람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감독님이 너무 과할 것 같으니 외모는 깔끔하지만 조금 마르고, 피부도 타고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이 좋을 것 같다고 해주시더라"라고 첫 등장 강렬했던 비주얼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게 첫 회 분량이고 경호 때는 깔끔하게 싹 밀고 가자고 하셨다. 1부 첫 등장 때문에 체중 관리를 몇 달은 했다. 원래 제가 근육량이 조금 있어서 근육도 빼고, 지방도 좀 빼고 운동을 안 하고 뛰는 걸 많이 뛰면서 저녁에 많이 안 먹었다. 2~3kg를 근육으로 뺐다. 지방보다 근육 빼는 게 훨씬 더 힘들다. 쇠질에 미쳐서 몸이 너무 컷팅이 돼 있으니까 감독님이 너무 헬스 하신 분 같아서 과하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오히려 지방을 넣고 근육을 뺐다"라고 덧붙였다.
체중 관리에 대해 정지훈은 "예전엔 너무 모르고 살았다. 이제는 '(시청자) 고객님을 모신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한다. 식당 주인이 새벽 3시에 출근해서 끝날 때까지 있는 곳들이 맛있지 않나. 저도 예전부터 담금질을 해서 아직도 하면 힘들지만 고객님들을 모신다는 생각으로 관리 했다. 제 일에 책임을 지고 싶더라"라고 했다.
"위험한 장면에 대역은 있었다"라고 밝힌 그는 "폭탄이 터지거나 유리창에 던지거나 하는 건 제 스턴트 팀이 있었다. 그런데 웬만한 액션은 제가 하는 게 편하더라. 부상도 있다. 많이 아프다. 온몸이 쑤시는데 왼쪽 무릎이 제일 아프다"라고 고백하며 "예전엔 롱테이크를 가도 5분도 안 쉬었으면 이제는 10분은 쉬어야 한다. 다행히 이번 작품에선 다치진 않았다"라고 했다.
철저한 관리의 아이콘으로 호평받아온 정지훈. 그가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지키는 루틴도 있을까. 반대로 유혹은 어떻게 이겨낼까. 정지훈은 "저 되게 많이 무너진다"라고 고백하며 "그래서 쇠질을 매일 같이 한다. 먹은 만큼 쏟아내려고 한다. 이건 그냥 정석이다. 몸을 만들고 싶으시면 적정선까지는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원하는 목표치에 도달한 뒤 먹으면서 운동하면 유지가 된다. 사람이 먹어야 행복하게 지내는데 행복하게 사시려면 평소에 많이 걸어라 추천드린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제가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해서 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이라도 좀 예뻐야지. 춤을 추는데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몸도 좋고 뭔가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 꾸준히 돼야 한다 생각했다. 잘한다는 사실 빼달라"라고 웃었다. 무엇보다 그는 "제가 유전이 있다. 외가가 다 당뇨로 돌아가셨다. 저만 있으면 술도 마시고 나태해지고 조금 그러고 싶을 때 있다. 제 가족이 있기 때문에 옛날에 그 생각을 했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을 때 아이가 생기면 절대 먼저 잘못될 일은 없게 하자고 생각했다. 집에 아픈 사람들이 있으면 가족들이 진짜 고생한다. 저 또한 어머니 간호를 오래 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말자는 생각을 해서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운동을 많이 한다"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어 "독하게 운동한다기 보다 가족들에게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 운동한다. 어제 저녁에 늦게 때렸다. 어제는 인터벌 서킷과 가슴 운동을 흡족스럽게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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