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가까이 연패를 잊은 KT 위즈 마법의 여정에 제동이 걸렸다. 믿었던 에이스, 토종 에이스, FA 최대어까지 연달아 무너지며 9위로 처져 있었던 한화 이글스 상대 충격 스윕패를 당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8월의 첫날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8-14로 패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예비 FA 시즌을 맞아 주가를 한창 높이고 있었던 선발 엄상백의 부진이 뼈아팠다.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 1.77 상승세를 탔던 터라 연패 스토퍼가 될 거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5이닝 11피안타(2피홈런) 2사구 3탈삼진 10실점 최악투로 시즌 8패(9승)째를 당했다. 10실점은 2016년 5월 20일 대전 한화전 9실점을 넘은 엄상백의 한 경기 개인 최다 실점이었다.
엄상백은 1회초부터 채은성 상대 3점홈런, 하주석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대거 4점을 내줬다. 3회초 다시 채은성 상대 2점홈런을 헌납했고, 4회초 3타자 연속 안타로 처한 무사 만루 위기에서 김태연의 밀어내기 사구, 노시환의 2타점 적시타, 안치홍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4실점했다. 이후 5회초 2사 1루에서 김인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5이닝을 채웠지만, 이미 10점을 내준 뒤였다.
KT 타선은 4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의 강백호를 비롯해 멜 로하스 주니어, 신본기, 문상철, 조용호 등을 앞세워 맹추격에 나섰다. 5회말부터 7회말까지 3이닝 연속 득점에 이어 8회말 대거 4점을 뽑으며 한화를 압박했다. 그러나 추격조로 나선 성재헌과 이상동이 후반부 임무 수행에 실패하며 결국 6점차 완패를 당했다.
KT는 한화 3연전을 앞두고 후반기 승률 1위를 질주하며 3위 삼성 라이온즈에 불과 1.5경기 뒤진 공동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6월 말까지만 해도 9위를 전전했던 팀의 대반전이었다. 6월 16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을 끝으로 연패를 잊었고, 6연승과 5연승을 한 차례씩 거두며 KBO리그 5강 판도에 지각변동을 제대로 일으켰다. 여기에 다음 상대는 7월 29일 기준 9위로 처져 있었던 한화였다.
그러나 믿었던 선발 3인방이 물오른 독수리 타선을 봉쇄하지 못했다. 첫날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8피안타 2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고, ‘107억 에이스’ 고영표마저 이튿날 5이닝 11피안타(2피홈런) 1사구 4탈삼진 7실점(4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FA 최대어’ 엄상백의 10실점 부진까지 겹치며 6월 15일 수원 KIA전 이후 무려 47일 만에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워낙 5강 싸움이 치열하다보니 3연패에도 KT 순위가 4위에서 6위(49승 2무 51패)까지 떨어졌다. 경쟁팀인 삼성,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가 상승세를 타면서 5위 SSG와의 승차마저 2경기로 벌어졌고, 7위 NC 다이노스에 승률에서 근소하게 앞선 처지가 됐다. 4위를 목전에 두고 충격의 스윕패로 마법의 여정에 제동이 걸린 KT다.
KT는 2일부터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7위 NC 다이노스와 운명의 주말 3연전에 나선다. 첫날 좌완 에이스 웨스 벤자민을 선발 예고한 가운데 그가 연패 스토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패할 경우 7위까지 순위가 떨어지기에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