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 얻은 것도 아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KBO리그 사상 최초로 한 경기 30득점의 대기록 작성을 반기면서도 잊고 오늘의 야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두산은 지난 7월31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홈런 4개 포함 28안타 13볼넷 1사구를 묶어 무려 30득점을 올렸다. 30-6으로 승리했다. 기존 한 경기 최다 27점을 경신하고 신기록을 세웠다. 최다점수차 승리 신기록이기도 했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이 투런홈런 2개와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터트렸고 1타점 적시타 등 5안타 5득점 8타점으로 타선에 불을 지폈다. 강승호는 3점 홈런, 김재환은 2점 홈런을 날리며 화답했다.
이 가독은 1일 KIA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앞서 "2승을 준것도 아니다. 어제 기분좋은 것은 잊어버리고 오늘경기에 집중하겠다. 예전 생각은 하나도 안났다. 그때는 이랬지 이런 생각도 없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종전 27득점 기록은 삼성이 1997년 5월4일 대구에서 LG를 상대로 뽑은 것이다. 이 감독은 3할2푼9리, 32홈런, 112타점을 올리며 '라이언킹'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던 시즌이었다.
냉정모드를 유지한 이유는 있다. 두산은 2연승을 거두었지만 이제야 흑자 3승이다. 전반기 한때 선두권을 위협했지만 승수를 많이 까먹었다. 선두권 공략 등 남은 경기에 앞만보고 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신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7월 우리타자들이 부진했다. 후반기 팀 선수들이 대부분 3할 못넘겼다. 7월 성적으로 1할 타자도 몇명 있었다. 그제와 어제 1위 상대로 이겼다. 어제 다득점하다보니 5월 좋았을때 타격페이스 찾아가는 희망이 보였다. 오랜만에 편안하게 야구를 봤다"고 타자들의 반등을 반겼다.
특히 제러드의 화끈한 타격에 박수를 보냈다. "어제 1경기 보여준 임팩트는 강렬했다. 분위기 반전 필요했다. 어려운 시기에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 외국인으로 적응에 힘들 것이다. 시즌 막바지에 와서 환경과 문화 틀린데 전혀 내색하지 않고 밝은 표정으로 '다 된다'고 한다. 좋은 마음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두산 선발라인업은 정수빈(중견수) 허경민(3루수) 제러드(우익수) 양석환(1루수) 김재환(지명타자) 강승호(2루수) 김기연(포수) 김재호(유격수) 조수행(좌익수)으로 선발라인업을 꾸렸다. 외야수 양찬열이 맹장염 수술로 빠졌고 김태근이 대신 승격했다./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