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빅클럽을 초청했지만 잔디 상태가 옥에티다.
토트넘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팀 K리그를 4-3로 제압했다. 손흥민은 두 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주장다운 세계적인 플레이를 펼쳐 찬사를 받았다. K리그도 후반전 일류첸코가 두 골을 터트려 자존심을 지켰다.
명승부였다.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치며 월드클래스의 진면목을 보였다. 손흥민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터지자 국가대표 동료 조현우도 어쩔 수 없었다.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의 월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골도 예술이었다.
후반전 K리그는 일류첸코가 두 골을 터트리며 자존심을 지켰다. 오베르단의 원더골까지 터졌다. 6만 3천여 명이 모인 상암벌이 뜨거운 축구열기로 뒤덮였다. 선수들과 관중들 모두 만족한 경기였다.
유일한 오점은 그라운드 컨디션이었다. 지난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돌 콘서트가 열렸다. 그라운드 바로 위에 대형무대가 설치돼 잔디가 눌렸다.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경기장 상태는 100% 회복되지 못했다. 아직도 그라운드 중앙이 십자가 모양의 무대에 그대로 눌린 상태라 보기 흉했다. 잔디 곳곳도 눌리고 패여있었다. 보수공사가 진행된 곳도 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불렀지만 경기장 컨디션이 제대로 받쳐주지 않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전에도 비슷한 지적을 수차례 받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운영주체는 서울시설공단이다. 여기서 수익창출을 위해 콘서트를 잡으면 축구 외 행사가 열릴 수밖에 없다. 홈구단 FC서울과 축구팬들이 손해를 보는 장면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그나마 지난 5월 같은 장소에서 콘서트를 연 가수 임영웅은 그라운드를 최대한 피해서 무대를 설치하고 기존 관중석을 활용해 축구팬들을 배려했다. 임영웅이 FC서울 시축을 할 정도로 축구팬이기에 가능한 배려였다. 심지어 축구장 무대에서는 댄서들까지 축구화를 신고 나왔다. 토트넘 경기서 축하공연을 한 트와이스도 축구화를 신고 무대를 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대결했다. 경기 직전 엄청난 폭우가 내렸지만 서울의 배수시설이 완벽했다. 폭우가 그친 뒤 불과 40분 뒤에 두 팀이 대결을 펼칠 수 있었다. 경기력까지 완벽해서 축구팬들의 찬사가 터졌다.
그랬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1년 만에 또 아쉬운 상태가 됐다. 오는 3일 손흥민의 토트넘과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이 같은 장소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에는 부디 그라운드 컨디션으로 명승부를 망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