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맞잖아? 하셔서 죄송합니다 했습니다".
토트넘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와 손흥민의 멀티골이 터져 팀 K리그를 4-3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멀티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주장다운 세계적인 플레이를 펼쳐 찬사를 받았다.
토트넘은 2년 전에도 팀 K리그와 붙어 6-3 대승을 거둔 적이 있다. 당시에도 손흥민은 두 골을 몰아치며 남다른 기량을 선보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관중들이 손흥민과 토트넘의 플레이에 열광했다.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을 향한 기대감이 엄청났다. 킥오프에 앞서 장내 아나운서가 손흥민의 이름을 호명하자 관중석에선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경기 내내 손흥민이 전광판에 잡힐 때면 박수가 나왔다.
경기 초반부터 손흥민의 몸 상태가 좋아 보였다. 전반 11분 손흥민이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파페 사르에게 패스했으나, 사르의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전반 27분에는 윤도영(대전)과 몸 싸움을 펼쳤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넘어졌지만 주심이 정상적인 플레이라고 판단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화풀이를 했을 정도.
대전의 신예 공격수인 윤도영을 비록 골은 터트리지 못했지만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양민혁처럼 어린나이에도 치열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윤도영은 “토트넘 선수와 상대하면서 배울점도 많았고 영광이었다”며 “재미있게 하려고 했는데 의도찮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 안해도 될 실수를 한 것 같아서 아쉽다”고 했다. 스스로 “(100점 만점에) 10점”을 매겼다. 이유를 묻자 “경기력이 안 나왔다. 실수가 많기도 했다. 10점밖에 못 준다”고 웃었다.
손흥민과 일대일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수비 지역이어서 어떻게 할지 모르기도 했고 버벅거리다가 연결을 못했다. 일대일 상황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영광이었다”며 “(두 번째 충돌 이후엔) 죄송하다고 했다. (손흥민이) 그땐 뭐라고 말 안했다. 끝난 뒤 ”도영아 PK 맞잖아?“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또 죄송하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경기 전부터 토트넘행을 확정한 양민혁에게 관심이 쏠렸다. 양민혁처럼 윤도영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윤도영은 “(양)민혁이가 부담을 느껴서 경기 전에 혹시 (양민혁이 뛰는)왼쪽이 불편하면 얘기하라고 했다. 바꿔준다고. 그에게 맞춰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양민혁처럼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운 좋게 빨리 나가기엔 아직 부족하다. 어버버하는 것보다 성장할 것을 다 하고 나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