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28‧세아, 세계랭킹13위)이 2024 파리올림픽 탁구 남자개인단식 8강에 진출했다. 메달권이 보이기 시작했다.
장우진은 지난 7월 31일 밤(이하 한국 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치러진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일본의 난적 토가미 슌스케(세계랭킹 15위)를 4대 0(11-7, 18-16, 12-10, 11-9)으로 꺾었다.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은 박빙이었다. 장우진의 포어핸드와 토가미의 백핸드가 경기 내내 맞부딪쳤다. 탐색전이 된 첫 게임을 공격적으로 풀어낸 장우진이 선취했지만, 2게임부터 벌어진 치열한 난타전은 섣불리 승부의 향방을 점칠 수 없게 했다. 2게임과 3게임은 연속해서 긴 듀스접전이 벌어졌다.
승부를 가른 것은 장우진의 관록이었다. 장우진은 장기인 포어핸드에 간간히 백핸드 결정구를 섞어가며 노련한 코스변화로 포인트를 쌓아갔다. 반면 토가미는 백핸드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반전을 연출하지 못했다. 박빙의 게임을 모두 내준 뒤에는 심리적으로 쫓긴 듯 서두르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네 게임을 마친 뒤 더 이상은 경기를 치를 필요가 없었다.
이로써 장우진은 8강에 올라 준결승을 눈앞에 뒀다. 8강 상대는 브라질 에이스 휴고 칼데라노다. 장우진과 28세 동갑내기로 세계 6위인 휴고 칼데라노는 각도 깊은 양 핸드 톱스핀과 안정적인 디펜스 능력을 겸비한 강호다. 한국 선수들에게도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상대전적은 5승 6패로 백중세지만, 2021년 이후만 보면 장우진도 4전 1승 3패로 크게 밀린다.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는 난적이지만 이번 올림픽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온 장우진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후원사로 그늘이 되어주고 있는 세아의 지원도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올림픽 남자단식은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왕추친이 스웨덴의 트룰스 뫼레고드(세계26위)에게 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왕추친은 장우진이 뛰는 쪽 대진의 최강자였다. 유력한 결승 진출 후보가 탈락한 상황에서 남은 강자들의 의욕이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절호의 기회를 장우진이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물론 당장은 8강 상대 휴고 칼데라노를 넘어야 한다. 장우진의 남자단식 8강전은 하루 뒤인 8월 1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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