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K리그를 상대로 두 골을 폭발시킨 손흥민(32, 토트넘)은 조현우(33, 울산HD)부터 챙겼다.
토트넘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팀 K리그를 4-3로 제압했다. 손흥민은 두 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주장다운 세계적인 플레이를 펼쳐 찬사를 받았다. K리그도 후반전 일류첸코가 두 골을 넣어 자존심을 지켰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상위클럽인 토트넘이다. 손흥민은 거기서도 에이스로 뛰면서 주장을 맡고 있다. 손흥민은 왜 클래스가 다른 선수인지 유감없이 탁월한 기량을 보여줬다. 국가대표팀에서 뛸 때와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은 또 다른 선수였다.
토트넘의 첫 골도 손흥민이 만들어냈다. 전반 30분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을 조현우가 막았다. 리바운드 된 공을 쿨루셉스키가 바로 때려 골로 연결했다. 손흥민이 차려준 밥상이었다.
손흥민은 결국 직접 추가골을 쐈다. 전반 38분 좌측면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최준의 마크를 뿌리치고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를 날렸다. 슈팅이 오른쪽 골대 상단에 그대로 꽂히며 선제골이 됐다. 6만 3천여 관중들이 일제히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야말로 월드클래스의 플레이였다.
손흥민은 자비가 없었다. 전반 추가시간 쿨루셉스키와 월패스를 주고받은 손흥민은 가볍게 박스 안으로 침투해 조현우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여유있게 추가골을 뽑았다. 전반에만 3-0으로 앞선 토트넘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하프타임이 됐지만 손흥민은 바로 라커룸으로 향하지 않았다. 그는 이승우를 만나 포옹을 나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함께 뛰었지만 이후 이승우가 국가대표팀에 뽑히지 못해 오랜만에 그라운드에서 보는 사이였다.
이후 손흥민은 조현우에게 다가가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전반에 두 골을 넣어 미안하다는 제스처였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국가대표 동료들까지 챙기는 손흥민의 따스함이었다.
경기 후 팀 K리그를 지휘한 박태하 감독은 “항상 손흥민 선수는 탑클래스다. 순간순간 득점을 할 수 있는 엄청난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63분을 뛰고 교체된 손흥민은 벤치로 향하면서도 관중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어주며 답했다. 자신을 보기 위해 팬들이 비싼 입장권을 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후에도 손흥민은 주민규, 완델손, 세징야 등 K리그 선수들과 일일이 기념촬영을 나누며 추억을 간직했다.
손흥민의 경기력은 물론 세계적이었지만 팬들과 동료들까지 챙기는 인성은 완벽했다. 이래서 선수들과 팬들이 손흥민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