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를 끊었지만, 승리에도 ‘데프트’ 김혁규의 미소는 보이지를 않았다. 다음 상대인 한화생명전에 대한 그의 부담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데프트’ 김혁규는 전체적인 완급 조절 뿐만 아니라 운영에서도 더욱 탄탄해진 한화생명의 경기력과 그 중심에서 야전사령관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피넛’ 한왕호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한화생명의 최근 경기력은 젠지와 비교해도 좋을만큼 인상적이다. 지난 6주차 2위 경쟁 상대인 디플러스 기아(DK)를 상대로 난타전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2위 자리도 지키고 두 번째로 10승 고지도 밟았다.
김혁규는 지난 28일 농심전을 2-1로 꺾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승리 소감부터 팀 승리를 기뻐하면서 본인의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봇 입장에서 첫 라인전은 잘됐지만, 그 이후에는 실수가 많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스킬 샷도 잘 안 맞아서 좀 아쉬웠던 경기다.”
연패를 하는 과정의 문제점을 묻자 “우리가 이전 연패에서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반 설계가 빡빡하게 잘 됐기 때문이었다. 지난 T1전 패배의 경우 3세트 초반 정글이 반으로 갈리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걸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없었다. 즉 상대를 설계를 예상하면서 그대로 당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경기는 연승 당시처럼 초반부터 꼼꼼하게 풀어가려고 했다”고 답했다.
경기력 고점과 저점의 차이에 대해 “사실 고점과 저점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익숙한 조합을 할 때 숙련도가 높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기력이 나쁘다는 말이다. 결국 큰 관점으로 봤을 때 즉흥적으로 꺼내는 픽의 숙련도가 높아야 한다. 강해져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 상대인 한화생명에 대해 그는 “최근 경기들을 보면 딜러들이 굉장히 잘한다. 이기기 어려운 경기들도 역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할 정도였다. 우리에게는 부족한 상대의 설계를 예상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한화생명과 피넛은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고려해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혁규는 “지난 경기 팬 분들의 열정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패했다”고 T1전 패배를 아쉬워하면서 “패하면서 우리도 분하고, 또 팬 분들에게 죄송했다. 앞으로는 더 잘 준비해서 꼭 많이 웃게 해드리고 싶다”고 팬 들의 응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한화생명과 KT의 맞대결은 올해 판도가 달라졌다. 2021년 서머 2라운드부터 2023년까지 KT가 12연승을 이어갔지만 2024년으로 해가 바뀐 뒤에는 한화생명이 정규 리그 세 번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하며 흐름을 바꿨다. KT가 한화생명에 1라운드 패배 설욕과 연승,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