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왕' 세징야(35, 대구)가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한다. '예비 아빠'로서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팀 K리그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2년 만에 다시 방한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지난 2022년에도 손흥민과 함께 방한해 팀 K리그, 세비야와 친선경기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팀 K리그에 이어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맞붙는다.
매년 여름 열리는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이번에도 뽑힌 '대구의 왕' 세징야.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늘 뽑아주시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토트넘의 지난 방한 땐 부상으로 뛰지 못해 아쉬웠다. 이렇게 다시 기회가 와 너무 좋게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즐기면서 팬분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최대한 좋은 경기력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세징야와 일문일답.
'마지막 올스타전'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가장 중요한 거는 다 같이 즐기면서 찾아와주시는 팬들이 정말 기뻤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 저도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를 할 생각이고 9년 동안 본인이 한국에서 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이 경기를 통해서 좀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준비했다.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
공격 포인트 욕심도 있을텐데.
-선수로서 지는 거 너무 싫어하고 이기고 싶고 골도 넣고 싶고 어시스트 하고 싶고...모든 경기에, 어떤 경기든 나갈 때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나가기 때문에 이번에도 충분히 욕심을 내고 있다. 그치만 다른 것보다는 팬들이 즐거워하는 게 가장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에 홍철 선수가 이런 얘기를 했다. '어린 선수들한테 세징야보다 축구 잘하면 나태해도 된다.' 9년을 버틴 비결은.
-첫 번째로 홍철 선수의 말에 약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동의를 하는 게 한국에서 버텨오고 노력해 왔던 시간들을 그들이 똑같이 소화한다면 충분히 쉬엄쉬엄해도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열심히 달려왔다. 비결이라고 하면 '본인 스스로에 대한 동기부여'가 가장 컸던 것 같다.
항상 더 멋진 골을 넣고 싶고 더 많은 골을 넣고 싶고 어시스트를 하고 싶고 경기에 이기고 싶고 더 나은 플레이를 하고 싶고...본인만의 생각들이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라는 동기부여를 만들어내서 그런 동기부여들로 지금까지 이렇게 계속 달려왔다.
항상 누군가의, 다른 선수와는 절대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고 했다. 항상 스스로와 비교하면서 어제보다 오늘 더 잘해야 되고 어제보다 오늘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야 된다는 생각으로 달려왔다.
팬들이 세징야 선수의 동상을 세워야 된다고 얘기한다.
-항상 이렇게 많은 사랑을 보내주시는 팬들한테 너무 감사하다. 동상은 내가 신도 아니고...사실 그렇게까지 하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 혹시나 가능하다면 그냥 내가 대구를 나갈 때, 아니면 은퇴를 하게 될 때 은퇴식을 좀 특별하게 꾸며주실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너무 감사하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k리그에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이유로 끊임없는 동기부여를 말했다. 출산을 또 앞두고 있는 예비 아빠다. 그 부분도 크게 작용을 하는지.
-당연히. 너무 큰 동기부여다. 원래 있던 동기부여에 더 많은 동기부여가 생겼다. 와이프뿐만이 아닌 이제 태어날 딸을 위해서도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딸한테서 정말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고 딸이 나중에 컸을 때 '우리 아빠가 옛날에는 정말 엄청난 선수였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게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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