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맨’이라는 별명대로 이번에도 트레이드 마감일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야구운영사장이 이번에는 올스타 마무리투수를 영입하며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샌디에이고는 31일(이하 한국시간) 트레이드 마감일에 마이애미 말린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올스타 마무리투수 태너 스캇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좌완 스캇과 함께 우완 불펜 브라이언 호잉도 받은 샌디에이고는 좌완 투수 로비 스넬링, 우완 투수 아담 마주르, 내외야수 그레이엄 폴리, 내야수 제이 베시어스를 마이애미에 내줬다. MLB 파이프라인 샌디에이고 유망주 랭킹 2위(스넬링), 4위(마주르), 5위(폴리), 24위(베시어스) 등 4명의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며 즉시 전력 불펜 투수를 2명이나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2017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데뷔한 뒤 2022년부터 마이매이에 몸담은 스캇은 통산 355경기(342⅓이닝) 28승23패51세이브57홀드 평균자책점 3.63 탈삼진 455개를 기록 중인 좌완 투수. 마이애미 이적 후 마무리 보직을 맡았고, 올해는 44경기(45⅔이닝) 6승5패18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18 탈삼진 53개로 최고 시즌을 보내며 데뷔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샌디에이고는 로베르트 수아레즈가 41경기(41⅔이닝) 5승1패23세이브 평균자책점 1.51 탈삼진 40개로 뒷문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구원 평균자책점 19위(4.17)로 중간이 약한데 스캇의 가세로 불펜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스캇과 함께 데려온 호잉도 올 시즌 16경기(2선발·30이닝) 1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2.70 탈삼진 25개로 경쟁력 있다.
이에 앞서 샌디에이고는 지난 30일 탬파베이 레이스 우완 불펜투수 제이슨 아담을 영입하며 우완 투수 딜런 레스코, 외야수 호머 부시 주니어, 포수 J.D. 곤잘레스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각각 팀 내 유망주 랭킹 3위, 8위, 12위에 오른 유망주들이지만 샌디에이고는 불펜 강화를 위해 출혈을 감수했다. 7시즌 통산 24세이브 60홀드를 기록 중인 아담은 올해 47경기(47이닝) 4승2패4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2.49 탈삼진 50개로 호투 중이다.
단숨에 호화 불펜진을 거느리게 된 샌디에이고는 경기 후반 리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세졌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수아레즈가 그대로 마무리를 맡는다. 셋업맨 옵션이 상당히 많아졌다”며 “우리 불펜에 큰 도움이 될 선수들이 왔다. 팀이 정말 강해지고, 경기 시간도 단축될 것이다. 프런트 오피스, 프렐러 사장이 일을 잘했다”고 프런트에 고마움을 표했다.
아울러 이날 트레이드 마감일에 샌디에이고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부터 좌완 투수 마틴 페레즈를 받으며 좌완 유망주 로날디스 히메네스를 내주는 트레이드도 단행했다. 13시즌 통산 87승 경력을 자랑하는 페레즈는 올 시즌 16경기(83이닝) 2승5패 평균자책점 5.20 탈삼진 63개를 기록 중이다. 최근 성적은 좋지 않지만 경험 많은 좌완 베테랑으로 선발진 뎁스를 강화했다. 팔꿈치 염증으로 빠진 조 머스그로브, 가족과 관련된 개인 사유로 제한선수명단에 오른 다르빗슈 유가 돌아오기 전까지 선발진 공백을 메운다.
또한 뉴욕 양키스에 우완 투수 옌옐 데 로스 산토스, 토마스 발보니 주니어를 보내는 조건으로 외야수 브랜든 로크리지를 데려오며 유망주 뎁스도 채웠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스타 투수 딜런 시즈를 영입하고, 5월에는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데려오며 트레이드 시장에 불을 지폈던 프렐러 사장은 이번 마감일에도 하얗게 불태웠다. 그는 “우승팀 로스터와 투수진을 구축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거물급 타자들과 함께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7이닝 선발투수라면 매우 가치 있지만 경기를 단축할 수 있는 불펜진으로 우승하는 팀도 봤다”고 말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개럿 크로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릭 스쿠발 등 특급 좌완 선발들은 트레이드 대가가 너무 비싸 다른 팀에도 트레이드가 되지 않았고, 샌디에이고는 불펜 강화에 포커스를 맞춰 트레이드 마감일을 보냈다.
샌디에이고는 후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트레이드 마감일 전까지 57승51패(승률 .528)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공동 2위에 올랐다. 자연스럽게 이번 마감일에 바이어로 움직였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이 기간 팀 성적이 안 좋으면 ‘예비 FA’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며 올 시즌 끝으로 FA가 되는 스캇까지 영입해 ‘윈나우’ 버튼을 다시 한 번 눌렀다.
즉시 전력 선수들을 여럿 영입하다 보니 유망주 출혈도 크다. 하지만 프렐러 사장은 “우리가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 한 가지는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것이다.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선수라도 트레이드할 것이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고, 올해와 향후 3~5년간 팀에 효과가 있다면 그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