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탁구 할 때 큰 자신감 얻을 것".
한국 탁구 대표팀의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조는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홍콩의 치우당-니나 미텔함 조와의 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웡춘팅-두호이켐 조(홍콩, 세계 랭킹 4위)를 상대로 4-0(11-5 11-7 11-7 14-12)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값진 동메달을 차지했다.
임종훈-신유빈조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대회 탁구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신유빈-임종훈 조(3위)는 중국의 세계 1위 왕추친-쑨잉사 조에 2-4(11-6 7-11 11-9 5-11 7-11 9-11)로 패배했다.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왕추친-쑨잉사조 상대로 선전했으나 세계 최강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기대대로 가볍게 압승하면서 한국 탁구에게 2012 런던 올림픽(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처음으로 메달을 선사했다, 이날 경기장은 중국의 홈 경기장과 같은 느낌으로 일방적인 응원이 이어졌다. 그런 상황서 한국은 '삐약이' 신유빈의 공격성과 임종훈의 안정적인 수비를 통해 압승을 거두면서 12년의 가뭄을 끝냈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11-5로 1세트를 선취한데 이어서 2세트도 착실하게 점수를 적립하면서 상대를 압박했다. 2세트도 가져오고 점수 차이가 벌어지자 사우스 파리 아레나4를 가득 채운 중국 관중들도 굳기 시작했다. 3,4세트도 임종훈-신유빈조가 따내면서 경기는 한국의 4-0 승리로 매조지어졌다.
경기가 끝나고 임종훈은 “부상 없이 경기를 잘 뛸 수 있었다는 사실에 고맙다. 유빈이한테도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유빈 역시 “정말 외국을 많이 다니면서 한국보다 해외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그래도 오빠가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서 아무런 내색 없이 잘 견뎌줘서 감사하다. 오빠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미소를 보였다.
탁구 신동이라 불리던 신유빈은 2004년생으로 첫 메달을 땄다. 그는 첫 메달의 소감에 대해 “정말 기쁜데 제가 지금 말을 잘 못하는 것 같다”라면서 “아직 올림픽 메달리시트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탁구할 때 더 자신감을 얻을 것 같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신유빈은 “일단 개인적으로 영광도 영광이지만 한국 탁구를 대표해서 12년 만에 메달을 딸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영광스럽다. 이렇게 멋진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당시 17살이었던 신유빈은 여자 단체전 8강에서 독일에 2-3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장에서는 ‘삐약이’라는 별명답게 화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믹스트존에서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신유빈에게는 여러 가지 시련이 찾아왔다. 오른 손목 피로골절로 결국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지난해부터 기량 회복에 집중했다.
신유빈은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부상도 찾아오고 계속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텼다. 끝까지 노력한 나한테 잘했다고 말하주고 싶다”라면서 “작년 아시안게임부터 큰 메이저 대회서 경험해보는 것이 많았다. 그때도 좋은 성적을 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이 컸다”라고 지난 3년을 돌아봤다.
도쿄서 울었지만 파리서 웃은 신유빈. 여자 단식 세계 랭킹 8위 신유빈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32강전서 조르지나 포타(71위, 헝가리)와 붙어서 첫 개인전 메달도 노린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