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과 어떤 말을 주고받았을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파 선수들과 공감대를 찾고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7일 내정이 발표된 뒤 약 3주 만에 열린 기자회견이다.
먼저 홍명보 감독은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시작하기에 앞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늘 나는 K리그 팬들과 약속을 저버린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했다.
그런 뒤 홍명보 감독은 "특히 그동안 큰 성원을 보내준 울산 HD 팬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하려고 한다. 울산 팬들이 보내준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 덕에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 이번 선택이 팬들에게 큰 상처를 드렸다는 점에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라고 사과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5일 유럽 출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 현지에서 면접을 진행했고, 이후 손흥민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 설영우(이상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연달아 만났다.
지난 25일 귀국한 홍명보 감독. 그는 "유럽 출장을 잘 마쳤고, 좋은 미팅이었다. 선수들과도 좋은 이야기를 하고 들었다"라고만 짧게 소감을 남기며 말을 아꼈다. 출국길과 달리 귀국길에선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유럽파와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그는 "유럽에 가서 선수들과 마팅을 했다. 모든 선수들과 같은 형태로 이야기했다. 첫째는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팀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지금 대표팀에 바라는 점에 대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앞으로 팀을 운영하기 위한 몇 가지 이야기를 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과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래도 첫 만남인 만큼 9월 소집에서는 분위기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힌 홍명보 감독이다. 그는 "이번에 처음 만난 선수도 있었다. 손흥민도 오랜만에 봤다. 기분이 좋지 않았던 건 설영우와 만남이었다. 그 선수를 보러 세르비아까지 가야 한다니. 하지만 유럽파가 돼서 기분 좋다고 말하니 나도 좋았다"라며 "분명히 선수들이 모든 걸 얘기해주진 않았다. 다만 내게 원하는 부분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집 후 대화하면서 대표팀에 적용하겠다. 절대 바꾸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필요하면 바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최대 목표는 역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이다. 그는 "이제 최종예선을 시작한다. 북중미 월드컵 결과를 이야기하기엔 조금 이른 감이 있다"라면서도 "그래도 한국이 원정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 진출이었다. 우리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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