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 축구인으로 죄송하다".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은 “기자회견을 시작하기에 앞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늘 나는 K리그 팬들과 약속을 저버린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 특히 그동안 큰 성원을 보내준 울산 HD 팬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하려고 한다. 울산 팬들이 보내준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 덕에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 이번 선택이 팬들에게 큰 상처를 드렸다는 점에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발언을 멈춘 홍명보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5일 이임생 총괄이사가 저의 집 앞으로 찾아왔고 긴 대화를 나눴다. 제가 대표팀 감독, KFA 전무를 하며 경험한 것들을 모두 이야기 했다. 이임생 이사는 저에게 간곡히 감독직을 제안했다. 밤 새 고민했다.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KFA는 MIK를 발표했고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찾을 예정이다.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겠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A대표팀이 선두에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는 유례없이 훌륭한 선수들도 가득하다. 성적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비판의 목소리 모두 받아 들이겠다. 한국 축구가 전진하는데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월 아시안컵 부진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이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지휘할 새 사령탑을 물색하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홍 감독은 지난 15일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가 25일 귀국했다. 홍 감독은 유럽에서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파들과 면담을 실시했다. 대표팀의 핵심전력을 축으로 대표팀 분위기를 새롭게 다지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KFA는 졸속행정을 선보였다.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 부진을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주축이 돼 국내외 감독 후보군을 살펴봤으나 협상 과정에서 결렬 등 어려움이 따랐다. 결국 지난 3월과 6월에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로 치르는 졸속 행정을 보였다.
결국 이임생 총괄이사가 바톤을 이어받고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홍 감독은 "앞으로 대표팀은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이어가겠다. 선수와 스탭 모두 수평적으로 나가야 한다. 지켜야 할 선은 냉정하게 지켜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스스럼 없는 대화를 펼쳐야 한다. 대표팀의 핵심적인 정보를 선수들과 대화로 나눌 것이다. 대표팀의 많은 것을 오픈하는 것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코칭 스태프와 받아 들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