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대표팀은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서 중국(안치쉬안, 리지아만, 양사오레이) 상대로 5-4(56-53, 55-54, 51-54, 53-55, 29-27)로 승리하면서 대회 10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9회 연속으로 단체전 금매달을 차지했다.번 대회에서도 최정예 멤버로 단체전 10연패 달성을 위해 전력 투구에 나서 그대로 8강서 대만, 4강서 네덜란드, 결승서 중국을 잡아내면서 전무후무한 'TEN'연패를 달성했다.
앞서 열린 1회전에서 여자 양궁은 1번 시드를 받아서 1회전을 건너 2회전전부터 나서게 됐다. 8강전에서 대만을 만난 한국은 시종일관 여유로운 운영을 보였다. 상대 대만은 1회전서 미국을 5-1(53-53 55-52 54-48)로 제압하면서 2회전에 진출했지만 한국의 강한 압박에 자멸했다.
6-2로 4강에 진출한 한국은 4강 상대 네덜란드와는 한 세트 씩을 주고 받으면서 치열한 접전이 펼쳤다. 결국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슛오프에 돌입했다. 마지막 슛오프는 집중력 싸움. 세 명이 돌아가면서 한 발을 쏴서 총합을 겨룬다. 한국은 전훈영이 9점, 남수현이 10점, 임수현이 7점을 쏴서 네덜란드(8점 7점 8점)에 앞서서 결승행을 확정했다.
이날 결승전은 모든 경기 중 가장 접전이었다. 특히 4-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서, 3세트와 4세트 경기에서 전훈영을 제외한 나머지 두 선수들이 흔들리면서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4-0으로 앞서고 있어서 우승을 확신하던 한국 기자들도 4-4로 따라 잡히자 모두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슛오프서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전훈영이 10점과도 가까운 9점을 쐈다. 언슈어 애로우로 판정이 미지수인 상황. 남수현이 9점, 임시현도 언슈어 애로우로 9점을 기록하면서 전광판에 '일단'은 27점이 기록됐다. 중국이 8점, 10점, 9점을 쐈지만 중앙에 가까운 10점을 쏜 중국이 승리하는 상황.
천만다행히도 판정 결과 전훈영의 9점이 10점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임시현도 9점이 아니라 10점으로 정정되면서 한국이 29점으로 27점인 중국을 제치고 5-4로 승리하게 됐다. 간절하게 기다리던 태극 궁수들은 점수가 수정되자 환호하면서 전무후무한 10연패를 즐겼다.
이번 단체전만 두고 보면 8강전서 잠시 흔들렸으나 4강-결승전에서 전훈영은 돋보였다. 4강 네덜란드전에서 10점만 4발을 쏘면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팀의 승리에 기여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특히 결승전서 활약은 더욱 대단했다. 결승전 9발 중에 10발만 6발을 쏘면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운명의 슛오프에서 10점을 쏘면서 10연패의 1등 공신이 됐다.
재미있게도 막상 단체전 경기 전까지 전훈영이 양궁 여자 대표팀의 불안 요소로도 언급됐다는 것.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전훈영은 “사실 올림픽 훈련이 너무 힘들었다. 이게 훈련도 훈련이지만 10연패에 대한 부담이 정말 크게 다가왔다”라고 털어놨다.
1994년생인 전훈영에게 이번 대회는 성인 양궁 국가 대표로 첫 메이저 대회 출전. 이전까지 대표팀 소속으로 수차례 선발됐으나 아시안게임이나 양궁 선수권, 올림픽 등 출전은 번번히 무산됐다.
전훈영은 “사실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이라 오히려 더 부담이 됐다. 오히려 내가 막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너무 자주 들었다”라면서 “그래서 그만큼 더 준비하고 훈련했는데 그게 스트레스로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나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것은 안다. 근데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이번 대회 전까지 진짜 못 보던 선수 아니였나”라면서 “그래도 그 짧지 않은 선발전이나 평가전서 내가 다 이겨내고 올라온 것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훈영은 “공정하게 선발된 것이기에 걱정과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솔직히 경기 내용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8강에서는 조준기가 안 맞아서 고생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자신감은 8강부터 있었는데 이상하게 안 맞더라. 그래도 조준기가 맞고 나니 다시 잘 맞기 시작하더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슛오프서 언슈어 애로우로 9점과 10점이 헷갈리던 상황. 전훈영은 “사실 자주 쏘는 입장에서 쏜 순간 걸친 것이 보였다. 그래서 감독님께 여쭤보니 10점이라고 말하셨다”라면서 “어차피 이번 대회 우리가 우승한다고 생각하고 서로 믿고 하자고 했다. 결과가 안 나온다고 의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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