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35)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철인’이다. 162경기가 치러지는 메이저리그는 날이 갈수록 휴식과 선수 보호 및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프리먼은 휴식을 거부할 정도로 경기 출장을 선수의 덕목으로 여긴다.
지난해 9월 지구 우승을 확정한 날에도 샴페인을 입에 대지 않고 다음 경기 출장을 위해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문자 6통을 보낼 정도였다. 다저스 팀 동료 맥스 먼시는 “프리먼은 진짜 올드스쿨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라인업에 들어가 경기를 뛰는 것이 프리먼의 룰이다. 그가 온 뒤로 팀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201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풀타임 빅리거가 된 이후 코로나19 단축 시즌인 2020년을 제외하고 프리먼은 12시즌 모두 110경기 이상 뛰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단 10경기에만 결장했다. 올해도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까지 다저스의 104경기 모두 선발 출장하며 개근하고 있었다.
그런데 27일부터 시작된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2경기 연속 프리먼의 이름이 라인업에서 빠졌다. ‘MLB.com’에 따르면 프리먼은 선수단과 함께 휴스턴에 와서 훈련도 했지만 경기 시작 2시간 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갔다.
가족 문제 때문이었다. 프리먼은 아내 첼시와 슬하에 아들 셋을 두고 있는데 3살 된 막내 막시무스가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17일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린 올스타전 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원인이었다.
이에 프리먼은 3~7일간 팀을 떠날 수 있는 ‘가족 응급상황 명단’에 올라 자리를 비웠다. 복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31일과 내달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2연전까지는 출장이 어려울 전망이다.
프리먼의 아내 첼시는 SNS를 통해 막내 막시무스가 앉지도,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등 3일간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며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알렸다. 첼시는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은 없다”며 절규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먼이 야구가 될 리 없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프리먼은 며칠째 힘든 상태일 것이다. 공백 기간이 7일이 될지 9일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들의 상태가 호전되길 바랄 뿐이다”면서 “(부상 중인) 무키 베츠와 프리먼이 라인업에 없어 힘들긴 하지만 남은 선수들로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타니 쇼헤이도 “프리먼이 빠진 건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아무 걱정 없이 가족들 곁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팀이 이겨서 ‘여기는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더 많이 이겨야 프리먼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2020년 내셔널리그(NL) MVP 출신인 좌타 1루수 프리먼은 올스타 8회, 실버슬러거 3회 경력을 자랑하는 꾸준함의 대명사. 올 시즌에는 다소 성적이 떨어졌지만 104경기 타율 2할8푼8리(379타수 109안타) 16홈런 67타점 63득점 61볼넷 68삼진 출루율 .395 장타율 .493 OPS .888로 여전히 수준급 생산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