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포수 대니 잰슨(29)이 팀을 떠난다.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됐다.
토론토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포수 잰슨을 보스턴으로 보내면서 내야수 커터 코피, 에딘슨 파울리노, 투수 질베르토 바티스타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48승56패(승률 .462)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5위 꼴찌에 처져 포스트시즌이 어려워진 토론토는 불펜투수 이미 가르시아와 네이트 피어슨을 각각 시애틀 매리너스로, 시카고 컵스로 보낸 데 이어 포수 잰슨도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55승48패(승률 .534)로 AL 동부지구 3위이자 와일드카드 4위인 보스턴은 마이너리거 3명을 주고 즉시 전력 포수 잰슨을 데려왔다.
지난 2013년 드래프트에서 16라운드 전체 475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된 잰슨은 올해로 12년째 한 팀에만 몸담은 원클럽맨이었다.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까지 7시즌 통산 470경기를 뛰며 타율 2할2푼2리(1413타수 314안타) 71홈런 214타점 OPS .733을 기록했다.
지난해 개인 최다 17개 포함 두 자릿수 홈런 4시즌으로 장타력 있는 포수다. 안정된 수비로 투수들이 선호하는 포수이기도 하다. 2020~2023년 4년간 토론토에서 던졌던 류현진도 잰슨을 전담 포수로 뒀다. 41경기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춰 평균자책점 3.47을 합작했다.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트레이드는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 하지만 12년 몸담은 팀을 떠나게 된 잰슨은 물론 그를 떠나보내는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잰슨이 2013년 처음 프로에 발을 내딛었을 때 루키팀을 이끌었던 슈나이더 감독과 인연이 오래 됐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슈나이더 감독은 “잰슨은 내게 있어 세 번째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셋째 아들과 같다. 그가 성장하고, 메이저리그 선수가 돼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멋졌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이기 때문에 오늘은 좀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슈나이더 감독은 “잰슨이 17살 때 걸프코스트리그에서 처음 만났다. 그가 2루 송구에 어려움을 겪을 때 같이 공을 던지면서 연습했다. 훌륭한 메이저리거로 성장했다”며 “비즈니스의 일부라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 떠나보내는 건 정말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슈나이더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뒤 가족과 함께 로저스센터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은 잰슨은 “만감이 교차한다. 난 여기서 자랐고, 성인이 돼 가족을 꾸렸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든다”며 “아내가 ‘매 순간을 즐겨라’는 말을 해줬다.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팀원들과 매 순간을 즐기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비록 토론토를 떠나지만 가을야구를 노리는 보스턴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보스턴 홈구장 펜웨이파크에는 우타 거포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11.2m 높이의 그린 몬스터가 있지만 홈에서 좌측 펜스까지 거리가 94.5m로 짧다. 우타자가 타구를 잘 띄우면 쉽게 넘어간다. 장타력이 있는 잰슨의 장점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토론토를 떠나는 잰슨이지만 머지않아 재회가 이루질 수도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토론토로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슈나이더 감독은 “잰슨과 토론토에서 언젠가, 어쩌면 이번 오프시즌 FA 계약으로 재회할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