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이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삼성은 지난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김영웅(heROSE) Day’로 정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경기 전 팬사인회는 물론 김영웅의 아버지 김형태 씨가 시구를 위해 마운드에 섰다. 어머니 김은남 씨가 시타자로 나섰고 김영웅이 시포를 맡았다.
5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영웅은 2회 2루 땅볼, 4회 3루 뜬공으로 물러났다. 삼성은 1-1로 맞선 5회 1사 만루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KT 선발 웨스 벤자민과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안타로 연결했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며 3-1로 앞서갔다. 7회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삼성은 KT를 3-2로 꺾고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 이후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영웅은 “(강)민호 형이 요즘 타격감이 좋고 1루가 비어 있으니 고의 4구든 1루를 채울 것 같았다. (1사 만루 찬스에서) 제가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그런지 힘이 많이 들어갔다. 투 스트라이크가 되고 나서 불리한 볼카운트였지만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쳤다”고 말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그는 “부담은 없는데 저도 제가 (방망이가 왜 안 맞는지) 잘 모르겠다. 스윙이 커서 안 맞는 건 아닌데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선발 원태인의 따뜻한 조언도 큰 힘이 됐다. 김영웅은 “2회 첫 타석에서 2루 땅볼을 치고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배팅 장갑이 다 찢어져 장갑을 가지러 갔다가 태인이 형과 마주쳤다. 제게 ‘부담가지지 말고 편하게 하면 된다’고 다독여주셨다. 다음 타석에서 바로 (적시타가)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19홈런을 터뜨리는 등 데뷔 후 최고의 한해를 보내는 김영웅은 ‘김영웅(heROSE) Day’를 맞이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그는 “아빠와 중학교 시절에 캐치볼한 게 마지막이었던 거 같다. 그땐 제가 공을 던지는 입장이었는데 오늘 제가 (공을) 받으니까 뭔지 모르는 감정이 느껴졌다. 요즘 다운되어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로 여겼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진만 감독의 족집게 수비 과외를 받았던 그는 “감독님께서 3루수는 유격수, 2루수와 잡는 게 다르다. 저만 따로 불러 1대1 펑고도 쳐주셨다. 저를 되게 많이 생각해주시는 게 느껴졌고 더운 날씨 속에서 저를 위해 펑고를 쳐주셔서 감사드린다. 수비할 때 더욱 집중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