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새로 영입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첫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KBO리그 적응을 시작했다.
27일 잠실구장,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에르난데스는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차명석 단장, 염경엽 감독, 최상덕 투수코치, 김광삼 불펜코치, 박경완 배터리코치 등이 지켜보고 있었다. 훈련을 마친 포수 박동원, 투수 정우영 등도 에르난데스의 첫 피칭을 구경했다.
지난 25일 입국한 에르난데스는 이날 40구의 공을 던졌다. 불펜 피칭 도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지만, 에르난데스는 비를 맞으며 불펜 피칭을 계속했다. 마지막 직구에 지켜본 사람들이 모두 감탄사를 터뜨렸다. 최고 148km 구속이 찍혔다.
에르난데스는 직구 15개, 체인지업 7개, 커터(슬라이더) 6개, 커브 6개, 스위퍼 3개, 투심 3개, 를 던졌다. 구종이 다양하다.
에르난데스는 “직구, 투심, 커터, 슬라이더, 스위퍼, 체인지업, 커브 다 던진다. 결정구는 경기 상황이라든지 볼배합이라든지 그때 그때 다른 것 같다”고 자신의 구종에 대해 설명했다.
켈리와 닮은 점도 있다. 켈리도 직구, 투심,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포크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50km 남짓한 것이 비슷하다.
에르난데스는 켈리와 비교, 1선발에 대한 기대치와 부담을 묻자 “그런 이야기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본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 내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100% 전력으로 가진 것을 쏟아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마운드에서 항상 전력을 다하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했다. 미국 빅리그 시애틀에서 15시즌을 뛰며 통산 169승을 기록한 사이영상 출신의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야구관을 좋아한다고 했다.
에르난데스는 “펠릭스가 매번 인터뷰 때마다 하는 얘기가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야 된다’. 그 문구를 듣고 나도 그런 마음으로 던져야겠다고 영향을 받았다”며 “이기고 지고 이런 거를 걱정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모든 전력을 다 쏟으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야구장에서 투쟁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후 “메카니즘 자체가 굉장히 좋다. 100개를 던져도 스피드가 크게 안 떨어질 스타일이다. 몸 전체를 잘 쓴다. (미국 투수들처럼) 상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 아시아 스타일의 투구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취업 비자를 발급받고 오는 31일 2군 경기에 등판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염 감독은 “2군 경기에서 40~50구 정도 던지고, 그 다음 주중에 1군에 등판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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