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징계성 2군행 조치를 당한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김진성(39)이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김진성은 27일 에이전시 그로윈 스포츠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전했다. SNS 계정을 탈퇴한 김진성이 에이전시에 자필 사과문을 전달하면서 SNS 게시가 이뤄졌다.
김진성은 "지난 저의 SNS에 올린 글로 구단과 팬분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3년간 LG 트윈스에서 저는 구단과 코칭스태프 덕분에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또 항상 어김없이 저에게 많은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셨던 LG 트윈스 팬분들 덕분에 정말 마운드에서 행복하게 공을 던졌던 것 같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LG 트윈스에서의 선수 생활은 제 야구 인생에 감사한 기억뿐인데, 저의 순간적인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SNS에 불필요한 게시글을 올리며 구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항상 응원을 보내주셨던 팬분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드렸습니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또한 김진성은 "저는 지금도 LG 트윈스를 좋아하고 항상 저에게 최고의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분들 또한 사랑합니다. 앞으로 선수생활하는 동안 반성하고 감사한 마음을 항상 기억하며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마지막으로 언론에 나온 저에 대한 기사나 영상으로 많은분들께서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당시 6-3으로 앞선 8회초 구원등판한 김진성은 정수빈을 3구 삼진, 헨리 라모스를 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았다. 그러나 이후 3루수 문보경의 송구 실책에 이어 강승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LG 벤치는 김진성을 내리며 마무리투수 유영찬을 올렸다. 최상덕 LG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투수 교체를 알렸지만 김진성은 선뜻 납득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이 벤치에서 투수 교체를 결정했고, 한참 동안 마운드에 있던 김진성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내려갔다.
이날 경기는 LG의 6-3 승리로 끝났지만 경기 후 김진성은 투수 교체 과정에서의 행동으로 인해 '선수단 내규에 따라 벌금에 해당하는 사안이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이튿날인 22일 김진성은 자신의 개인 SNS에 "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병X이었네"라는 글을 올렸다. 투수 교체 과정부터 벌금 부과까지, 일련의 일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다만 김진성이 자신의 계정에 허락된 지인만 볼 수 있도록 비공개로 올린 글인데 외부로 유출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됐다.
결국 23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아쉬움을 무릅쓰고 2군으로 보냈다. 팀의 케미나 원칙에 문제를 일으킨 건 사실이다. 구단과 코치진, 선수단 모두 합의해 원칙대로 진행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2군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염경엽 감독은 “구단과 코칭스태프에 본인만의 어떤 서운함이 있었을것이다. 서운한 게 있으니까 그런 글을 올리지 않았겠나. 그런데 프로야구 선수들은 돈과 명예로 보상받는다. 그걸 희생이라고 생각한다면, 프로야구 선수로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염 감독은 “김진성과 어제(22일) 면담을 하고 오늘까지 수습하고 싶었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문제가 생겼을 때 문책보다 잘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잘 수습하려 노력했지만 생각의 차이가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구단 원칙에 따라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성의 복귀 시기에 대해 염 감독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기간은 안 정했다. 본인이 잘 해결하고 돌아와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진성이 이날 자필 사과문을 올리며 잘못을 인정한 만큼 열흘 재등록 기한을 채우면 다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2일 울산 롯데전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하다.
지난 2021년 시즌을 마친 뒤 NC에서 방출된 김진성은 LG의 부름을 받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67경기(58이닝) 6승3패12홀드 평균자책점 3.10 탈삼진 54개로 재기에 성공한 김진성은 지난해에도 리그 최다 80경기에 나서 71⅓이닝을 던지며 5승1패4세이브21홀드 평균자책점 2.18 탈삼진 69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LG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루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올 시즌에도 47경기에서 44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1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3.89 탈삼진 43개를 기록 중이다. 작년보다 LG 불펜이 약화된 상황에서 김진성이 팀 내 최다 등판으로 분투했다. 갑작스런 SNS 논란으로 2군에 내려갔지만 늦게 않게 사태를 봉합하면서 1군 복귀를 준비한다. 최근 7연승으로 2위 싸움 주도권을 잡고 1위 KIA를 추격하는 LG로선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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