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만 좋으면 원칙이 무너져도 괜찮은 것일까. 홍명보(55)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을 가진다.
지난 13일 홍명보 감독이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후 후폭풍이 거세다. 한창 시즌을 치르고 있는 현직 K리그 감독이 대표팀에 차출되는 초유의 사태다. 대한축구협회는 팬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결국 무리수를 강행했다.
단순하게 새로운 감독이 뽑혔다는 수준이 아니다. 축구협회 내부에서 잘 아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일부 절차를 생략하고 선임해 ‘특혜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축구협회 감사를 결정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까지 당했다.
홍명보 감독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 15일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가 25일 귀국했다. 홍 감독은 유럽에서 손흥민, 김민재 등 해외파들과 면담을 실시했다. 대표팀의 핵심전력을 축으로 대표팀 분위기를 새롭게 다지겠다는 의도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홍명보 감독 선임에 특혜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축구협회는 “감독 선임과 관련한 전 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하고자 했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잔여 역할이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사퇴할 시 감독 선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차질 없이 이룰 수 있는 것 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절차를 진행했다”며 사퇴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장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축구협회는 내부에서 홍명보 감독에 대해 절차를 일부 생략하고 선임한 것에 대해 특혜가 아니냐고 묻자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부터 국내감독들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축구팬들은 축구협회의 설명 자체가 특혜를 인정한 격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어떠한 설명을 하더라도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며 축구협회 내부 시스템이 무너진 것을 더 이상 부정하기 어렵다.
홍명보 감독이 2026 북중미월드컵까지 지휘봉을 잡으려면 어차피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 과연 과정이 생략된 가운데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는 축구협회의 결정이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