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 없을 때 만나고 싶다".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0)의 KBO리그를 지배하는 괴력에 평균자책점(ERA) 1위 투수도 희생자가 되었다. 스위퍼를 홈런으로 연결시켜 30홈런-30도루에 한걸음 다가섰다. 정작 투수는 피하고 싶은 홈런을 맞았지만 오히려 대단히 좋은 타자라는 기분좋은 칭찬까지 보냈다.
김도영은 지난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26호 홈런을 터트렸다. 앞선 두 타석은 침묵했으나 0-6으로 뒤진 5회말 2사1루에서 NC 에이스 카일 하트의 초구 스위퍼를 그대로 끌어당겨 115m짜리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23일 배재환을 상대로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단타-2루타-3루타-홈런)를 완성시키는 투런홈런을 터트린 이후 이틀만에 홈런을 쏘아올렸다. 최근 5경기에서 3홈런을 터트리며 KBO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에 바짝 다가섰다. 대기록에 4홈런과 1도루를 남겼다. 이런 추세라면 기록달성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홈런을 내준 하트는 전날까지 리그 평균자책점 1위(2.44)를 달리는 에이스였다. 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볼을 던졌다. 공교롭게도 KIA에게는 2경기에서 11점을 내주고 모두 패하는 등 징크스가 있었다. 이날은 작심한 듯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하다 김도영에게 한 방을 내주었다.
하트는 결국 승리투수가 되었다. 동시에 김도영의 홈런을 만들어내는 타격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모양이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김도영은 하트를 상대로 8타수 5안타 타율 6할2푼5리로 강하다. 에이스에 대해서도 밀리지 않는다. 투수를 가리지 않는 먹성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후 하트는 "김도영 선수가 정말 좋은 타자라고 생각한다. 오늘 딱 하나의 실투가 있었는데, 보통의 타자들은 실투를 땅볼이나 뜬공으로 마무리 하는 경우가 있는데 김도영 선수는 홈런을 만들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어 "앞서 박찬호 선수에게 안타를 허용 해 두 점 홈런으로 실점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김도영 선수와 상대 때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만나고 싶다"며 속마음을 전했다.
평균자책점 1위 투수도 상대하는게 버거워할 만큼 김도영의 재능이 하늘을 치솟고 있다. 이날도 9회 3유간을 빠지는 안타를 더해 멀히티트를 작성했다. 7월 타율 4할3푼5리의 고공행진을 펼치며 타격 전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율 3위(.356), 홈런 2위, 안타 공동 1위(132개), 득점 1위(98점), 장타율 1위(0.645), 타점 공동 6위(74개), 도루 6위(29개), OPS 1위(1.067)를 달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