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산지직송’에 배우 황정민이 떴다.
25일 저녁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약칭 언니네)’ 2회에서는 배우 염정아, 박준면, 안은진과 유튜버 덱스(김진영)의 남해 시골에서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전날 멸치털이에 이어 사남매는 어떤 직송작업을 할지 궁금해 했다. 호기심을 품은 사남매가 마침내 도착한 곳은 단호박밭. 사남매가 단호박 수확에 한창인 그 시각, 남다른 아우라를 뿜어내는 한 남자가 남해에 도착했다. 지나가는 시민도 알아보고 말을 걸 정도로 얼굴만 봐도 알아볼 명성을 지닌 남자. 그는 바로 배우 황정민이었다.
황정민은 염정아와 새 영화 ‘크로스’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심지어 두 사람은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날씨가 하와이다”라며 흔치 않은 예능 출연에 설렘을 표했다. 그는 “염정아와 같이 밥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누구 나오는지 듣기만 했는데 게스트로 누가 오는지 자기도 모른다고 하더라. 그런가 보다 하고 모른체 했다”라고 털어놨다. 알고 보니 전 날 염정아는 “나는 정민 오빠가 나올까 봐 떠봤다. 그런데 내가 ‘언니네’ 하는 것도 모르고 있더라”라고 말했던 바. 황정민이 작정하고 정체를 감추려 염정아를 속인 것이었다.
황정민은 염정아 뿐만 아니라 박준면과는 가족끼리도 알 정도로 친분이 있었고 안은진과 덱스는 초면이었다. 그는 밭주인 행세를 하며 경상도 사투리까지 쓰며 등장할 생각이었다. 등장 하나에도 장난칠 생각에 들뜬 그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한창 수확에 바쁜 초식 동물 같은 동생들의 뒤로 포식자 같은 기세의 황정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로 얼굴을 가린 그는 주민인 척 등장해 “거 뭐하는교!”라는 차진 사투리로 성난 목소리를 연기했다. 살벌한 분위기에 염정아도 긴장했다.
그러나 이내 염정아가 “어머 깜짝이야 오빠!”라며 황정민을 가장 먼저 알아봤다. 모두를 속인 깜짝 등장에 황정민은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선물했다. 황정민을 알아본 덱스는 신기해 했고, 황정민은 “덱스 씨가 제일 먼저 알아본 걸 봤다”라며 “연기가 후지다”라며 과도한 겸손으로 웃음을 더했다.
공연 연습 중에도 달려온 황정민을 보며 염정아는 “어떻게 왔냐”라며 감격했고, 황정민은 “이거 첫 프로그램이라며”라고 염정아를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남다른 의리를 보였다. 특별한 손님이 왔다는 생각에 사남매는 20박스를 채워 한 20만원까지 벌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정작 황정민은 “한 5만원 어치만 먹자”라고 했으나, 염정아는 자연스레 팔토시를 끼우고 황정민의 노동을 유도했다.
덱스는 “처음 뵀는데 체격이 정말 크시다”라며 신기해 했고, 안은진은 연극에서 황정민을 만나 ‘내적 친밀감’을 느꼈던 일화를 털어놓으며 친근감을 자아냈다. 황정민 역시 “이번에 드라마 ‘연인’ 너무 잘 봤다”라며 만인의 길채로 호평받았던 안은진의 연기를 호평했다.
“대충 하자”던 황정민은 순식간에 바구니를 채웠다. 바구니 1개에 5분 ‘컷’이었다. “금방 따요”라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작업하는 그의 모습에 염정아는 “우리 게스트님이 제일 잘하신다”라며 놀라워 했다. 황정민은 “대박이다”, “체질인데?”라고 혼잣말까지 하며 계속해서 단호박을 수확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단호박입장에서는 무자비하게 수확을 해나가는 황정민의 모습에 ‘언니네’ 동생들도 좋은 자극을 받았다. 덕분에 정리장은 문전성시였다. 꿈 같던 20박스, 20만원 직송비도 멀지 않은 듯 했다.
물론 보통일은 아니었다. 33도의 폭염에 그늘 한 점 없는 밭에서 허리숙여 일했어야 했기 때문. 전날의 멸치털이와 비할 바 없는 노동이었다. 마을 주민들도 쉬어가는 더위에 황정민은 “10분, 아니 1시간 휴식”이라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안은진은 “예쁜 게 안 중요하다”라며 박준면과 함께 살기 위해 얼굴이 하얗게 일어나도록 선크림을 발랐다.
이에 마을 주민은 “새참 좀 드시겠냐”라며 시원한 콩국수를 제공했다. 알고 보니 ‘언니네’ 멤버들이 일하는 사이 가뭄에 단비 같은 새참 메뉴를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있던 것. 볕을 막는 그늘막 아래 순식간에 새참 바이브가 만들어졌다. 꿀 같은 휴식 시간. 황정민은 “자기네들도 그늘을 준비해서 다녀라”라고 조언하는가 하면 선크림이 번진 박준면에게 “좀 닦으면 안 되니?”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덱스가 다정하게 박준면의 얼굴에 번진 선크림을 닦아줬고, 염정아는 땀 흘린 동생들을 위해 소금까지 건네며 훈훈함을 더했다.
새참에 세숫대야 냉커피까지 먹고 힘낸 사남매는 힘을 내 “한 박스만 더 따자”라며 입을 모았다. 다시 기운을 하린 듯 안은진과 덱스는 다시 티격태격했다. 안은진이 “너 정말 착한 아이구나”라고 하자, 덱스는 “그러니까 잘 좀 대해줘”라고 받아쳤다. 이에 안은진이 “미안한데 여기서 어떻게 더 잘해줘?”라고 반박해 웃음을 더했다.
‘형님’ 황정민의 등장에 덱스는 드디어 기댈 곳을 찾았다. 황정민이 “역시 출신 성분이 좋으니 다르구만”이라며 UDT 출신의 단련된 덱스의 체력을 극찬하자 덱스가 기뻐했다. 이 모습에 누나들은 “누나들이랑만 있다가 형 오니까 (다르다)”라며 달라진 덱스를 귀여워 했다. 덱스는 “형님이라고 불러도 되냐”라며 황정민에게 안기듯 의지해 웃음을 자아냈다.
덱스는 황정민에게 MBTI까지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황정민은 “F”라고 답한 뒤 기억하지 못하는 MBTI를 기억하기 위해 매니저에게 전화까지 걸어 ISFJ라는 답을 들었다. 그는 염정아가 T라는 말에 “너무 싫다. 무섭다”라며 “가장 가까운 T는 우리 집사람”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정작 황정민은 앞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소감으로 아내 이름을 부르며 “너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울컥했던 바. 박준면은 “사랑꾼이시면서”라며 웃었다.
가족끼리 알 정도로 친근한 박준면 옆에서 황정민은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 작업 반장 같은 ‘황 반장’이 됐다. 그는 “1차 공정에서 잘해주셔야죠”라고 상황극을 하며 웃음을 더했다. 그는 “얘기 안 하고 일만 해도 되는 거야?”라며 걱정했으나 염정아의 확신에 작업에 집중했다.
마지막 포장을 마치자 산더미 같은 단호박 상자가 쌓였다. 마침내 허리를 펼 수 있게 된 상황. ‘언니네’ 멤버들은 최종적으로 22박스를 수확했다. 여기에 더위수당까지 추가돼 25만원의 직송비를 받았다. 안은진은 “감개가 무량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여기에 황정민은 운전대를 잡고 ’September’를 선고하며 자연스레 ‘언니네’ 남매들에게 섞여들었다. 이어진 읍내 나들이에서 황정민은 저녁 메뉴로 해물찜을 제안했고 졸지에 셰프가 됐다. 그는 “여기 동네가 너무 예쁘다”라며 햇빛을 받아 더욱 빛나는 남해 바다와 마을 풍경에 감탄, 사남매를 오남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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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