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지명을 꿈꾸는 16세 소년이 잠실구장 마운드에 올라 완벽 시구를 뽐냈다.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상대로 말이다. 양의지는 소년이 던진 공을 건네주며 먼 훗날을 기약했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9번째 맞대결.
홈팀 두산은 경기에 앞서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팬 소원 성취 프로젝트 ‘두잇포유’의 7번째 주인공을 선정, 특별한 시구&시타 행사를 마련했다.
주인공은 아버지 강승진(48)-아들 강지호(16) 부자로, 강승진 씨는 OB 베어스 원년 우승(1982년) 때부터 베어스를 응원하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웠고, 지금은 사회인 야구선수 및 심판으로 활동하며 못다 이룬 꿈을 조금이나마 실현하고 있다.
아버지의 꿈은 아들이 이어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두산을 응원한 ‘두린이’ 출신 강지호 군은 현재 경기도 구리 인창고등학교(1학년)에서 유격수로 활약하며 2년 뒤 열릴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에 지명되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아버지 강승진 씨는 “아내가 사연 신청을 했고, 뽑혔다고 하길래 농담하는 줄 알았다”라고 웃으며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좋은 경험인 거 같다. 사연을 써준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강지호 군은 유격수답게 마운드에서 강한 어깨를 앞세워 완벽한 시구를 뽐냈다. 두산과 키움 팬들 모두 탄성을 지를 정도로 공이 양의지의 미트에 정확히 꽂혔다. 아울러 양의지에게 공을 건네받으며 향후 프로 준비에 있어 큰 동기부여가 될 만한 조언까지 들었다.
강지호 군은 시구를 어떻게 준비했냐는 질문에 “캐치볼만 몇 번 하고 나갔다”라고 웃으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양의지 선수가 공을 주시면서 ‘응원할 테니 열심히 하라’는 조언까지 해주셨다. 너무 뜻 깊었다”라고 감격했다.
강지호 군은 부모님이 응원하는 베어스를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시작은 취미였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프로 무대를 꿈꾸는 고교 1학년 학생으로 성장했다.
강지호 군은 신인드래프트를 2년 앞둔 시점에서 잠실구장 마운드에 올라 양의지와 배터리를 이루는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이를 지켜본 강승진 씨는 “이벤트였지만, 아들이 프로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더라. 오늘(23일)처럼 많은 관중 앞에서 아들이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드래프트까지 2년 남았는데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아들의 프로 지명을 기원했다.
강지호 군도 “남은 2년 정말 열심히 할 생각이다. 야구에만 집중해서 꼭 두산 지명을 받고 성공하겠다”라는 당찬 각오를 남겼다.
한편 두산은 이메일(doosanbearsmarketing@gmail.com)을 통해 ‘최강 10번 타자’의 소원을 이뤄주는 팬 소원 성취 프로젝트 ‘두잇포유’ 소원 접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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