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지키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자신의 축구 인생을 돌아 본 회고록을 발간한다. 자신과 협회를 향한 성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브레인스토어는 25일 "정몽규 회장이 쓴 회고록 '축구의 시대'가 26일 발행된다"고 밝혔다.
현재 잡음이 이어지는 한국 축구계를 고려했을 때 이해되지 않는 행보다.
협회는 지난해 2월부터 여론의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협회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 없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정몽규 회장은 부인했지만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앞장선 것은 축구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독일 매체를 통해 자신의 한국 대표팀 선임에 정몽규 회장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승부조작 연루자를 깜짝 사면하기로 결정, 팬들의 날 선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반대가 거세자 정몽규 회장은 사과하고, 사면 결정을 철회했다.
잘못된 절차로 선임한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한국 축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이에 협회는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협회는 5개월 동안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선 끝에 지난 8일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홍 감독 선임 후에도 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유명무실, 면접 절차 없이 선임한 홍명보 감독에 대한 특혜 등으로 축구계 안팎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문화체육관광부도 감사를 결정하는 등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잡음에도 정몽규 회장은 두문불출했다. 협회와 자신의 비판에도 묵묵히 침묵을 지키던 정 회장은 예상치 못하게 576쪽이라는 방대한 양의 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의 회고록이 출판된다는 소식에 축구계 안팎의 시선은 차갑다.
익명을 요구한 축구인은 "한국 축구가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동안 뒤에 숨어 있다가 축구 회고록을 꺼낸다는 것이 아이러니"라고 비판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