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외인일까?
KIA 타이거즈 대체 외인투수 캠 알드레드(28)가 하늘의 도움을 받아 첫 완봉승을 따냈다. 지난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의 무실점의 위력을 과시했다. 폭우로 인해 5회말을 마치고 강우콜드게임으로 선언되면서 강우콜도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구위는 대단했다. NC는 KIA전 9연패를 벗어나기 위해 알드레드 공략을 위해 선발라인업 가운데 8명을 우타자로 배치했다. 우타자 피안타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볼넷을 내주는 등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알드레드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NC 타자들을 공략했다.
단 한 명의 주자도 2루를 밟지 못할 정도였다. 1회 1사후 권희동의 중전안타, 3회 2사후 박민우의 중전안타, 4회 2사후 김휘집 볼벳이 전부였다. 이후 후속타자들을 모두 위력적인 구위로 막아냈다. 5회말 2사후에는 서호철의 2루타성 타구를 3루수 김도영이 다이빙캐치로 막아주기도 했다.
67구만에 5이닝을 삭제했다. 최고 147km 직구(20개), 스위퍼(18개), 투심(15개), 체인지업(14개)를 적절히 배분하며 상대했다. NC 데이비슨의 파울타구가 오른쪽 허벅지를 맞을 정도로 스위퍼의 위력이 대단했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보다 실밥이 도드라진 KBO공인구를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타선도 2회 5점을 뽑아내 힘을 보탰고 3회와 5회 각각 한 점씩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5회말 공격이 끝나자마자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우콜드게임으로 끝났다. 개인적으로 미국시절을 포함해 완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KIA는 전날은 양현종의 완투숭, 이날은 알드레드의 5이닝 완봉까지 투수 2명으로 2승을 따냈다.
경기후 알드레드는 "경기가 더 이어졌으면 좋았을 정도로 몸상태가 좋았다. 5회만 마치고 경기가 끝나서 아쉽다. 기존 패칭 패턴에 변화를 주었다. 체인지업 몇 개가 잘못들어갔지만 원하는대로 대부분 들어가서 오늘 좋은 경기가 나왔다"며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포심은 높은 존에 던졌고 체인지업은 낮게 던졌다. 투심은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으로 던진 것이 주효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에 던진 스위퍼들도 원하는대로 잘 들어가면서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본능적으로 웃음이 나왔다. 안아주고 싶었다. 굉장히 좋은 3루수를 갖고 있다. 그와 함께 뛴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고맙다"며 김도영의 호수비에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타이거즈에 오게 된 게 대단한 행운이다. 열심히 준비하겠다. 아직은 KBO 공인구에 완벽하게 적응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조절하면서 던지려고 노력한다. 한국의 장마철 무더위는 차차 적응을 해가고 있다. 스프링캠프때 풀로리다와 날씨가 같았다. 우승하고 싶다"고 약속했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가 5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줬다. 지난 등판 때보다 구속이나 구위 면에서 확실히 좋은 모습이었다. 우타자들을 상대로 호투를 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고 칭찬했다. 우타자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우려했으나 이날 호투로 사실상 합격점을 매겼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1할6푼7리로 압도적이다. 우타자 피안타율도 2할3푼6리에 불과하다. 우타자 대한 경쟁력까지 보여주었다. 시즌 성적도 3승1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끌어내렸다. 이닝당 출루허용율로 1.17로 낮다. 알드레드의 신분 상태는 부상대체외인이다. 언제든 새로운 외인으로 교체할 수 있다. 이제는 정규직 전환의 수순을 밟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