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의 스탯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브리안 힐(23)이 결국 통산 0골로 토트넘 홋스퍼를 떠날 전망이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23일(이하 한국시간) "힐은 새로운 클럽으로 이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스페인 클럽 지로나에 합류하고자 논의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힐은 스페인 국적 윙어로 지난 2021년 세비야를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그는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빼앗는 특유의 왼발 드리블로 라리가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러 팀이 눈독을 들였지만, 토트넘이 현금에 에릭 라멜라까지 제시하면서 영입 경쟁에서 승리했다. 계약 기간은 2026년까지였다.
기대와 달리 힐은 거친 프리미어리그(PL)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그는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2021년 후반기 발렌시아로 임대를 떠났고, 지난 시즌에도 세비야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친정팀으로 돌아간 힐은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세비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PL에선 달랐다. 힐은 지난 시즌 토트넘으로 복귀했지만, 한 번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맨체스터 시티전에선 패스 타이밍에 혼자 드리블을 하다가 기회를 날리며 손흥민을 화나게 했다. 힐은 이후 단 한 번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고, 리그 11경기에서 200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공격 포인트는 하나도 없었다.
결국 토트넘도 이제는 힐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적료 회수는 어렵더라도 내보내겠다는 생각. 토트넘은 3년 전 힐을 영입하면서 세비야에 2500만 유로(약 375억 원)를 건넸지만, 반도 못 건질 전망이다.
힐은 올여름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 참여하는 토트넘 선수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지 오래인 힐과 세르히오 레길론은 별다른 부상도 없지만, 동행하지 못하게 됐다.
이유는 바로 이적 협상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힐과 레길론은 잠재적인 이적 기회를 탐색하기 위해 투어에 참가하지 않는다. 둘 다 이번 여름에 토트넘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힐은 지난 2022년 한국을 방문해 한국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팀 K리그와 경기에도 출전해 경기장을 누볐다. 하지만 이번엔 방출 명단에 오르면서 재방한이 무산됐다. 이젠 당장 다음 시즌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
다행히 힐을 원하는 곳이 없지 않다. 고국 스페인 무대에서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친정팀 세비야가 다시 한번 임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비야 측은 이적료 600만 유로(약 90억 원)를 조건으로 선임대 후 완전 이적 계약을 추진 중이다.
'돌풍의 팀' 지로나도 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은 힐이 다른 클럽들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는 완전 이적을 선호한다. 지난 시즌 라리가 3위를 기록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지로나가 힐 영입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으로서는 이적료를 받고 힐을 내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그는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로 43경기에 나섰지만,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풋볼 인사이더도 "토트넘은 힐을 떠나보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는 프리시즌 선수단에서도 빠졌다. 토트넘이 힐의 능력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게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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