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 김민기가 오늘(24일) 영면한 가운데, 유족 측이 이수만에게 받은 장례 식사비 5천만원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 김민기는 지난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학전 측은 김민기 대표의 부고를 전하며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정중히 사양한다. 빈소 및 발인 등 모든 장례 절차는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된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자 하는 고인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마음으로 애도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김민기 대표와 서울대 선후배 관계로, 비슷한 시기 가수로 활동하면서 친분을 쌓아왔다. 이수만은 발인 하루 전,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가 유족에게 조문객들 식사비로 써달라며, 5천만원을 전달했다.
김민기 대표의 유족 측은 이수만 전 총괄의 행동에 감동했지만, 그 마음만 고맙게 받고,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을 비롯해 어떤 금전적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후 이수만에게 5천만원을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학전 측 관계자는 OSEN에 "이수만 전 총괄이 전달한 5천만원을 고인의 유족들이 돌려드린 게 맞다"고 밝혔다.
이수만은 생전 고인이 운영하던 학전의 재정 상태가 위기를 맞았을 때 크게 안타까워하며, 지난 3월 폐관할 당시 1억 원 이상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고 김민기 대표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별도의 영결식은 없었으나, 영정으로나마 생전 고인의 정수가 담긴 대학로 소극장 학전의 자리(현 아르코꿈밭)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는 유족을 포함해 김민기와 예술사를 함께 했던 가수, 배우 등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장현성, 설경구, 황정민, 김대명, 방은진, 배성우, 이채경, 이황의, 최덕문 등의 배우들과 박승화(유리상자), 박학기, 알리, 이적 등이 영정 앞에서 묵념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소극장 학전의 터를 이어받은 아르코꿈밭극장을 운영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병국 위원장과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김민기의 대표곡 '아침 이슬'이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선창돼 울려퍼지기도 했다. 장현성과 설경구는 물론 박학기와 이적 등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한 후배들이 통곡했다. 터지는 눈물만큼 "사랑합니다 선배님", "선생님 사랑합니다!"라는 우렁찬 말을 쏟아내는 이도 있었다. 황정민, 배성우 등 차마 입을 열지 못한 배우들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색소폰 연주자 이인권이 고인의 또 다른 곡 '아름다운 사람'을 연주하며 운구차를 배웅했다. 장현성, 박학기, 박승화가 현장에 모인 대중문화예술인들을 대표해 인사하는 순간까지 장마철 비와 함께 눈물도 계속해서 내린 가운데 운구차는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으로 향했다.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김민기는 서울대학교 회화과 출신으로, 1970년 그의 대표곡 '아침이슬'을 발매해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1991년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하고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을 연출해 한국 공연계에 한 획을 그었다
후배 예술인 양성에 뜻을 두고 지난 33년간 한국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했으며, 가수 김광석, 박학기, 윤도현, 배우 황정민, 설경구, 장현성 등이 학전 무대에 섰다. 다만 김민기 대표가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으면서 학전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고, 이에 후배들은 폐관에 앞서 자발적으로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기 대표는 건강 악화 및 경영난으로 학전이 더이상 운영되기 어렵다고 판단, 지난 3월 문을 닫았고, 지병이던 위암 증세가 악화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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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SBS 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