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루로 가는게 좋아요".
KIA 타이거즈 베테랑 2루수 김선빈(34)의 1루행 이유가 밝혀졌다.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경기에서 9회말 수비에서 2루수에서 1루수로 이동했다. 팀이 역전한 가운데 9회말 수비력을 튼실히 보강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포지션 교체 과정에서 자청한 것이었다.
KIA는 두 점차로 뒤진 9회초 공격에서 김도영의 좌전안타, 최원준의 볼넷에 이어 1사후 최형우가 우월 스리런포를 가동해 8-7로 역전을 했다. 상대 마무리 주현상을 상대로 역전드라마를 썼다. 9회말 한 점을 지키기 위해 임시 마무리 전상현이 등장했다. 아울러 수비보강을 위해 포지션을 크게 이동시켰다.
벤치에서는 일단 3루수 홍종표를 1루수로 이동시켰다. 대타로 나와 안타를 터트린 김도영이 3루로 나섰다. 이어 우익수 나성범을 박정우로 교체하면서 중견수로 기용했다. 중견수 최원준은 우익수로 위치를 바꾸었다. 그런데 홍종표가 1루가 아닌 다시 2루수로 이동했고 김선빈이 1루 미트를 꼈다. 김선빈은 첫 타자 장진혁이 유격수 땅볼을 때리자 박찬호의 부드럽고 정확한 송구를 받아내며 아웃카운트 1개를 삭제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빈이를 2루수, 종표를 1루수를 시키려고 했는데 본인이 1루 가는데 팀에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선수와 코치가 판단해서 진행했다. 그래서 1이닝을 안정감 있게 막았다. 웬만하면 있는 선수 다 활용해서 경기하고 있다. 주전만 기용하면 지친다. 백업들도 좋은 플레이해주고 있다. 그래서 팀이 잘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홍종표는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다. 특히 2루 수비력이 좋다. 좌우 수비폭도 넓고 포구나 송구 동작도 깔끔하다. 김선빈은 한 점차에서 수비 실수가 나오면 바로 역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 2루를 내주고 1루를 선택한 것이다. KIA가 잘 나가는 이유인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