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마시(51) 감독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자리를 적극적으로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한축구협회(KFA)는 다른 설명을 내놨다.
KFA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관련 Q & A'라는 제목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다뤘다.
KFA는 지난 7일 "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 울산HD 감독을 내정했다"라고 알렸다. 뒤이어 13일 KFA는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들어간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5개월 동안 감독을 찾아 나선 KFA는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수많은 외국인 감독과 접촉했고 실제로 한국 감독직에 크게 관심을 보인 이도 있었다. 하지만 KFA는 홍명보 감독을 택했다.
논란이 많았던 결정이다.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주호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 시간 가량 열변을 토하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박주호는 "제시 마시 감독은 준비했던 후보 중 가장 현실적인 후보였다. 마시 감독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물어봤다. 한국 선수들에 대해 관심이 전부터 컸더라. (황)희찬이와의 인연도 있기에 한국인만의 장점과 단점, 성향 등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마시 감독과 협상은 잘 되지 않았다. 이에 박주호는 "저는 충격이 컸다. 긍정적인 교류가 있었다. 지난 3월 접촉했다. 마시 감독은 '나는 한국이다'라고까지 이야기했다. 어느 정도 서로의 접점을 맞추면 될줄 알았다.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해당 영상에서 박주호는 "어느 정도 잘 맞추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에 마시를 추천했을 때 다들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마시가 누군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감독 선임을 위해 모인 전력강화위원들이 마시를 잘 몰랐다고 폭로했다.
미국 국적인 마시 감독은 밥 브래들리 당시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코치로 부임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마시 감독은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미국을 16강에 진출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후 몬트리올 임팩트 감독직과 프린스턴 타이거즈 수석 코치직을 거치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2015시즌엔 MLS 뉴욕 레드불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부임 첫 시즌 만에 리그 1위를 차지하며 잠재력 넘치는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2021-2022시즌에는 강등권 경쟁을 펼치던 프리미어리그 리즈 유나이티드의 감독으로 시즌 도중 부임해 잔류를 끌어내기도 했다.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했던 감독이다. 전강위에서 마시 감독을 누군지 몰랐다는 것은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KFA는 마시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이유를 설명했다. KFA는 "결국 국내 거주 요건과 세금 문제였다"라며 "해당 감독은 화상면담 및 대면 면담 후 전술적 플랜이나 지도 스타일, 경력 등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1순위로 협상이 진행됐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협회는 감독이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생각했기에 국내 거주 조건의 확인이 중요했다"라고 전했다.
KFA는 "해당 후보 에이전트는 협상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소득세율 등 세금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협상이 수차례 진행되면서 협상이 지연됐다. 협회측의 요청시한이 지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고 최종적으로는 상대(마시 감독)측에서는 '국내 거주 문제와 세금 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왔다"라고 설명했다.
KFA 설명에 따르면 마시 감독측에서 먼저 협상을 포기한 것이 된다. 박주호의 말에 따르면 마시 감독은 "나는 한국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직에 뜻이 있었다. 박주호가 8일 게시한 영상과 온도 차가 많이 나는 KFA의 설명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