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샤힌(36) 신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이 아시아 투어 대패 후 선수단에 분노를 표했다.
독일 '루어 나흐리히텐'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누리 샤힌 감독이 대패 후 분노를 표했다"라고 전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1일 오후 10시 태국 빠툼타니주의 BG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 BG 빠툼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0-4로 대패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이룬 도르트문트는 현재 아시아 투어를 진행 중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누리 샤힌 감독의 전술을 엿볼 수 있는 찬스다. 구단은 지난 19일 독일에서 태국으로 이동했다. 이후 현지 행사를 진행한 뒤 21일 빠툼 유나이티드와 맞붙었다.
도르트문트는 이 경기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독일 최고의 유망주로 유명한 파리스 브루너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1군 주요 멤버인 카림 아데예미-율리안 브란트-유수파 무코코가 공격 2선에 섰다. 아이만 아즈힐-펠릭스 은메차가 중원을 채웠고 톰 로테-니클라스 쥘레-야닉 뤼르스-율리안 뤼에르손이 포백을 세웠다. 골문은 알렉산더 마이어가 지켰다.
전반전 도르트문트는 73%의 높은 점유율로 득점을 노렸다. 슈팅도 5회나 시도했다. 그러나 오히려 선제골은 빠툼이 먼저 터뜨렸다. 전반 14분 빠툼의 장신 스트라이커 멜빈 로렌젠이 선제골의 주인공.
도르트문트도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18분 브란트가 수비라인을 완전히 깨뜨리며 골문 앞으로 쇄도했고 반대편에서는 아데예미가 수비수를 모두 따돌린 채 뒤다라 달렸다. 공격수와 골키퍼의 2대1 상황, 브란트는 아데예미에게 공을 건넸다. 아데예미는 골문 바로 앞에서 슈팅했지만, 공은 어처구니없게도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전 도르트문트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한 골을 더 얻어맞았고 0-2로 뒤진 채 하프타임에 돌입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도르트문트는 세바스티앙 알레, 라미 벤세바이니 등을 투입, 선발 11명을 모두 바꿔주며 역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2골을 더 내주면서 0-4로 대패했다.
2군 및 유소년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다고는 하지만, 분데스리가 우승에 도전하는 클럽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힘든 패배다. 1~2점 차 패배도 아니고 무득점 0-4 패배니 말이다.
이에 샤힌 감독은 "이번 패배로 방콕을 더 이상 좋아할 수 없게 됐다"라는 농담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웃으며 시작한 기자회견이지만, 샤힌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큰 패배다. 기본적인 것들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루어 나흐리히텐은 "이번 경기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종종 경악할 만한 실수를 범했다. 부주의한 태도였으며 경기 전개에 있어 큰 실수도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샤힌은 "우린 중원을 통해 경기를 주도하고 싶다. 그렇기에 공을 잃으면 역습 위기에 처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매우 높고 열린 공간에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후방 수비와 박스 안 수비는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부분을 개선해야만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그는 "솔직하고 비판적으로 다룰 문제다. 선수들이 피곤하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린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야만 한다. 난 오랫동안 축구계에서 일했다. 선수들의 피로도를 생각해도 이런 경기는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기본적인 실수 문제는 다리의 피로와는 무관하다. 기본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샤힌은 "0-4 패배 후 모든 것을 오랜 비행, 시차 적응 탓으로 돌리는 것은 쉽다. 하지만 이 수준에서 이러한 요소가 변명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존심을 제대로 구긴 도르트문트는 오는 24일 7시 15분에 '유로재팬컵' 대회의 일환으로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