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이끈 가수 김민기가 암 투병 끝에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학전 측은 김민기 대표의 부고를 전하며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정중히 사양한다. 빈소 및 발인 등 모든 장례 절차는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된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자 하는 고인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마음으로 애도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아침이슬’(1970)을 발매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1991년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하고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을 연출했다.
특히 후배 예술인 양성에 뜻을 두고 지난 33년간 한국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가수 김광석, 박학기, 윤도현, 배우 황정민, 설경구, 장현성 등이 학전 무대에 섰다.
다만 김민기 대표가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으면서 학전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 이에 후배들은 폐관에 앞서 자발적으로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박학기, 이정은, 장현성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며 학전을 추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기 대표는 건강 악화 및 경영난으로 학전이 더이상 운영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지난 3월 문을 닫았다.
학전이 폐관된 뒤 지난 5월 SBS에서 김민기와 학전에 관한 최초의 다큐멘터리가 방송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에는 학전의 33년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수많은 영상, 사진, 녹음 자료들과 함께, 유홍준(전 문화재청장), 송창식, 조영남, 김창남(노찾사/성공회대 교수), 임진택(연극연출가) 등 김민기의 오랜 지인들이 등장했다.
또 박학기, 장필순, 강산에, 윤도현,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이정은, 안내상, 이종혁, 김대명 등 학전이 배출한 아티스트들은 물론, 학전의 스태프였던 강신일(총무부장), 정재일(음악감독) 등 100여명의 유명인사들이 직접 인터뷰에 나섰고, 프로그램은 33년 만에 폐관한 대학로의 학전과 스스로를 뒷것이라고 부르는 김민기 학전 대표를 처음으로 조명해 호평을 받았다.
한편, 김민기 대표의 발인은 오는 24일 오전 5시 30분이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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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