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4번타자 최형우(41)가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섰다. 9회초 승부를 뒤집는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KIA의 6연승을 이끌었다.
최형우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9회초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 1사구를 기록했다.
안타는 하나였지만 그게 경기를 바꿨다. 9회초 승부를 뒤집는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한화에 8-7 재역전승을 거두며 3연전을 스윕한 KIA는 최근 6연승을 질주, 57승35패2무(승률 .620)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위 LG도 이날 잠실 두산전을 6-3으로 승리, 5연승을 달렸지만 KIA와 격차는 6.5경기에서 좁혀지지 않았다.
4회초까지 5-0으로 넉넉히 리드한 KIA는 그러나 4회말 3점을 내주더니 6회말 김인환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고 5-7로 한화에 리드를 내줬다. 7~8회 KIA 타선은 한화 필승조 한승혁과 이민우에게 연이어 삼자범퇴로 막혔다.
한화는 9회초 마무리 주현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1점대(1.77)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던 철벽 마무리. 하지만 KIA 화력과 뒷심이 더 셌다.
휴식차 이날 선발 라인업에 빠져있던 김도영이 선두타자 서건창 타석에 대타로 나왔다. 김도영은 7구 풀카운트 승부에서 주현상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원준의 볼넷으로 연결된 무사 1,2루 찬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초구에 2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나 흐름이 끊기는가 싶었지만 KIA에는 최형우가 있었다.
1~2구 연속 볼을 골라내며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최형우. 3구째 높은 직구에 배트를 돌렸지만 파울이 됐다. 하지만 4구째 낮게 떨어진 체인지업을 참아내 3B-1S 유리한 카운트를 유지했다. 이어 5구째 몸쪽 낮게 떨어진 시속 132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 밖으로 보냈다. 비거리 125m, 시즌 19호 홈런. 8-7로 다시 스코어를 뒤집은 결승포였다.
반면 주현상은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로 고개를 숙였다. 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2패(5승)째를 당한 주현상은 평균자책점이 2.33으로 오르며 1점대가 깨졌다. 믿었던 마무리가 최형우에게 일격을 맞고 7연패 늪에 빠진 한화는 38승53패2무(승률 .418)로 키움과 공동 9위, 최하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경기 후 최형우는 홈런 상황에 대해 "타이밍을 앞에 놓고 강하게 치려고 했다. 병살만 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마침 2구째 체인지업이 몸쪽으로 하나 들어왔다. 그 궤도가 내 머릿속에 그려졌다. 어려운 공이라는 생각보다 이 정도면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그 공(5구째 체인지업)이 마지막에 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4타석에선 몸에 맞는 볼을 빼고 삼진 2개 포함 무안타로 막혔던 최형우는 "우리는 1위 팀이고, 타자들이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 내가 하루쯤 쉬어간다고 해서 크게 부담되는 건 없었다. 경기를 지면 안 좋았겠지만 지금까지 잘 이겨왔고, (꼭 이겨야 한다는) 그런 부담은 없었다"며 7월 14경기 12승2패(승률 .857)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결과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