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효과가 이 정도인가. 팀을 옮겼을 뿐인데 장타력 상승과 함께 데뷔 첫 한 경기 2홈런이 터졌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휘집의 반전 스토리다.
김휘집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0차전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2홈런)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8-2 승리이자 5위 탈환을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아치를 그렸다.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3B-1S 유리한 카운트에서 KT 선발 웨스 벤자민의 5구째 낮은 직구(147km)를 받아쳐 비거리 130m 좌중월 결승 홈런을 쏘아 올렸다. 13일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경기 만에 나온 시즌 11번째 홈런이었다.
4회 헛스윙 삼진, 5회 병살타로 잠시 숨을 고른 김휘집은 네 번째 타석에서 다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5-2로 리드한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풀카운트 끝 KT 박시영의 7구째 바깥쪽 슬라이더(130km)를 공략, 비거리 120m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2021년 프로 데뷔 후 첫 한 경기 멀티홈런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NC 강인권 감독은 경기 후 “타선에서 김휘집 선수가 2홈런 2타점으로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김휘집은 “두 번째 홈런을 친 뒤 뛰면서 나도 신기했다. KT가 워낙 기세가 좋은 상황이었는데 그런 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일 월요일은 그래도 편하게 쉴 수 있을 거 같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휘집은 이날 홈런 2개를 추가하며 벌써 한 시즌 12홈런 고지를 밟았다. 종전 8홈런을 넘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계속 경신 중인데 페이스가 상당히 빠르다. 비결은 무엇일까.
김휘집은 “파워가 좋아졌다기보다 코치님들과의 훈련이 결과에서 잘 나오고 있다. 사실 훈련을 경기에 접목시키는 게 쉽지 않지만 매일매일 그렇게 하려고 한다”라며 “두 번째 홈런의 경우 공을 부시려는 느낌보다 내 스윙을 그냥 가져갔더니 넘어갔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NC에 와서 새롭게 배우는 부분이 있고, NC에서 배운 것과 키움에서 배운 게 합쳐지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5번타자 중책을 맡은 소감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휘집은 “타순은 크게 생각 안 하는데 찬스가 조금 더 많이 걸리는 거 같다. 앞에 최고의 상위타선이 있기 때문에 찬스 왔을 때 어떻게 해야할 지 마인드 컨트롤을 만이 하고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30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서 NC로 이적한지도 어느덧 두 달이 다 돼 간다. 6월은 타율 2할5리로 적응의 시간을 가졌지만, 7월 들어 타율 3할3푼3리로 서서히 공룡의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김휘집은 NC의 핵심 전력이 됐다는 평가에 “아직 멀었다”라고 손사래를 치며 “지금 감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주시는 거 같다. 사실 올해는 적응에 더 초점을 두려고 한다. 내가 경기의 주연이 되기보다 훌륭한 형들과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요소요소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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