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투수)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원태인은 2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격했다. 1회 나승엽에게 선제 3점 아치를 허용하는 등 다소 불안하게 시작했으나 에이스답게 6이닝을 책임지며 4점만 내줬다.
강민호, 이성규, 루벤 카데나스, 김영웅이 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단 22안타 21득점을 뽑아냈다. 삼성은 롯데를 21-4로 꺾고 지난 17일 광주 KIA전 이후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원태인은 8승 사냥에 성공했다.
원태인은 경기 후 “최근 몇 경기 동안 시작부터 안 좋았다. 오늘은 올 시즌 어느 때보다 신경 써서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났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닝 교대 때 (강)민호 선배님이 상대 타자들이 잘 치더라도 자신 있는 모습 보여주자는 말을 해주셨다. 이미 먹은 점수는 머릿속에서 지우고 6이닝만 던지자는 생각으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또 “선발 투수로 4실점이 많을 수도 있지만 우리 팀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내준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습하고 더운 날씨 속에 컨디션 유지하느라 다들 쳐져 있을 텐데 오늘 승리로 분위기가 업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원태인과 호흡을 맞춘 포수 강민호는 3-3으로 맞선 3회 2사 1,2루서 좌월 3점 아치를 터뜨리는 등 원태인의 8승 사냥을 도왔다. 그는 원태인의 투구에 대해 “경기 초반에 카운트를 잡는 변화구를 던졌다가 안타를 맞는 바람에 패턴을 바꿨다. 맞더라도 직구를 많이 쓰자고 한 게 효과적이었다. 오늘도 아주 좋았던 건 아니었지만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잘 풀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원태인을 위해 포수 미트까지 바꿨다는 강민호는 “태인이가 요즘 안 좋아서 시즌 초반 태인이가 좋았을 때 사용했던 미트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좋았던 느낌을 다시 가져가려고 그랬는데 결과적으로 잘 된 것 같다”고 씩 웃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