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독수리’ 에닝요(43)가 9년 만에 전주성을 찾아 전북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전북현대는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에서 티아고의 결승골과 안드리고의 추가골까지 터져 울산HD를 2-0으로 제압했다. 전북(승점 23점)은 10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울산(승점 42점)은 승점추가에 실패하며 2위를 유지했다.
이날 전주성에 반가운 손님이 왔다. 전북현대의 전성기를 이끈 에닝요였다. 2009년 전북에 입단한 에닝요는 60-60 클럽에 가입하며 전북에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다. 그는 전북에서만 205경기에 출전해 79득점 63도움을 달성한 레전드였다. 특히 프리킥 17골은 역대 1위로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2013년까지 전북에서 뛴 에닝요는 창춘 야타이로 이적했다가 2015년 전북으로 돌아왔다. 에닝요는 도움 6개만 추가하면 K리그 사상 최초로 70-70클럽까지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량이 예전만 못한 에닝요는 2015년 7월 8일 고별인사를 하고 전북을 떠났다.
에닝요는 9년 만에 전주성에 돌아왔다. 전북 팬들은 오랜만에 에닝요의 주제가를 부르며 레전드를 맞았다.
에닝요는 현대가더비의 필승을 기원하며 시축까지 담당했다. 프리킥의 달인 에닝요는 페널티킥이 아니라 ‘에닝요존’에서 프리킥을 했다.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이 보기 좋게 그물을 갈랐다.
하프타임에 에닝요는 가족들과 함께 일일이 그라운드를 돌며 전북팬들에게 공을 차줬다. 전북팬들이 다시 한 번 에닝요 응원가를 부르며 레전드를 뜨겁게 맞았다. 감정이 벅찬 에닝요는 끝내 눈물이 터졌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자신을 잊지 않은 팬들에 대한 보답이었다.
후배들도 에닝요의 응원에 보답했다. 후반전 전북은 티아고와 안드리고의 연속골이 터져 울산을 2-0으로 제압했다. 데뷔전을 치른 안드리고는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올리며 에닝요를 연상시켰다. 전북의 승리가 확정되자 레전드 에닝요 역시 주먹을 불끈 쥐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레전드는 영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