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에 이어 두산 베어스에서 '단기 교체 외인 선수'로 뛰고 있는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가 두산 이적 후 2경기 연속 부진했다. 공교롭게 2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시라카와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팀 타선이 5점을 뽑아 지원했는데 이를 지키지 못했다.
1회 홍창기와 오스틴에게 안타, 문보경을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김현수의 2루수 땅볼 때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후 오지환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2사 만루가 이어졌는데, 박동원을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2회는 내야 땅볼 3개로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두산 타선이 3회초 4점을 뽑아 역전시켰다. 시라카와는 3회말 오스틴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한 점을 더 허용했다
두산이 5-2로 앞선 4회말 안타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두산 벤치는 퀵후크를 결정, 시라카와는 투구 수 75개에 강판됐다. 구원투수 이교훈이 시라카와가 남겨둔 주자 3명을 모두 득점 허용하면서 시라카와는 5실점이 됐다.
# 시라카와 등판 일지
6.1 고척 키움 1만 462명 / 5이닝 무실점
6.7 사직 롯데 2만 678명 / 1⅓이닝 8실점(7자책)
6.13 문학 KIA 1만 8290명 / 5이닝 1실점
6.21 문학 NC 1만 3560명 / 6⅓이닝 2실점
6.27 문학 KT 1만 684명 / 5⅓이닝 5실점(3자책)
7.13 잠실 삼성 2만 3750명 / 3⅔이닝 4실점(2자책)
7.19 잠실 LG 2만 3750명 / 3이닝 5실점
시라카와는 ‘2만 관중 징크스’가 생겼다. SSG에서 뛸 때, 6월 7일 사직 롯데전에서 낯선 경험을 했다. 시라카와는 1⅓이닝 7피안타 3볼넷 8실점(7자책)으로 난타 당했다.
속된 말로 ‘멘붕(멘탈 붕괴)’를 경험했다. 시라카와는 “롯데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조금 쫄았다. 긴장감 때문에 구속도 조금 떨어지고, 경직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사직구장에는 2만 678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롯데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으로 시라카와는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다가 KBO리그로 온 시라카와는 “2만명이 넘는 관중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SSG에서 뛸 때 문학구장에서는 1만 3천명~1만 8천명 관중 앞에서 던져봤다. 홈구장이라 시라카와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컸고,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두산은 후반기를 앞두고 브랜든 와델의 부상으로 시라카와를 단기 교체 선수로 영입했다. 시라카와는 SSG에서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롯데전 성적을 빼면 평균자책점 2.49였다.
시라카와는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삼성 상대로 두산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잠실구장은 매진(2만 3750명)이었다. 삼성 타선에 3⅔이닝 4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만루 위기에서 조기 강판됐다.
19일 LG전은 ‘잠실 라이벌전’으로 매진이었다. LG 타선에 3이닝 5실점 조기 강판. 시라카와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2경기에서 6⅔이닝 7피안타 9볼넷 1사구 9실점(7자책) 평균자책점 9.45로 부진하다. 제구 난조가 가장 큰 부진 원인, 그런데 만원 관중들의 응원 열기에 영향을 받는 것인지 우려된다. SSG와 두산에서 2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던진 3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5.7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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