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피해자 손흥민."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최근 인종차별 표적이 된 손흥민(32)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팀 동료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고, 현재는 사과를 받은 상황이다.
19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당 상황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손흥민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피해를 받은 손흥민의 입장을 존중한단 뜻이다.
지난 달 15일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는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논란이 일자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1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오면서 ‘진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토트넘도 가만히 손 놓고 있었다. 구단의 공식 입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인종 차별에 대해 빠르게 성명문을 발표했던 과거 사례와는 다른 대처였다.
결국 손흥민이 나섰다. 그는 20일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가 직접 나서 논란을 잠재운 것이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현지 기자들은 해당 사안을 질문했다. 이번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와는 이번 일이 대해 따로 면담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면담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일로 느꼈을 손흥민의 기분이다. 그의 결정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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