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 MVP를 차지한 뒤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투수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올 여름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수로 떠올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올스타 휴식기 이후 주목해야 할 트레이드 타깃으로 10명의 선수를 선정했다. 오는 31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2주도 남지 않아 물밑에서 트레이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MLB.com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유니폼을 갈아입을 가능성 높은 선수 10명을 팬그래프 기준 WAR 순으로 나열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지명타자 브랜트 루커(3.0)에 이어 페디(2.7)가 두 번째로 언급됐다. 투수 중에선 가장 먼저 이름이 나왔다.
MLB.com은 ‘페디는 1년간 한국에서 뛰고 돌아온 뒤 19경기(111⅓이닝) 선발등판해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하며 탄탄한 전반기를 보냈다. 올해 31세인 페디는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화이트삭스는 마감 시한을 앞두고 빅셀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27승71패(승률 .276)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최악의 성적을 낸 화이트삭스는 에이스 개럿 크로셰와 함께 2선발 페디까지 트레이드 루머에 오르내리고 있다. 2026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좌완 크로셰는 워낙 트레이드 대가가 워낙 비싸 내년까지 계약된 페디 트레이드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와 내년 연봉 750만 달러로 계약한 페디는 비교적 저렴한 몸값이다. 지난해 12월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인정한다. 전반기 19경기(111⅓이닝) 7승3패 평균자책점 2.99 탈삼진 99개 WHIP 1.13으로 아메리칸리그(AL) 평균자책점 8위에 오르는 등 기대 이상 활약으로 이 계약을 ‘헐값’으로 만들었다.
MLB.com은 ‘화이트삭스가 페디를 보유한 뒤 오프시즌에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지만 선발투수 시장이 풍족하지 않다. 우승 경쟁팀에서 페디 영입에 나서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선발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 데려갈 것으로 봤다.
지난 12일 ‘디애슬레틱’은 ‘화이트삭스의 여러 선수가 여러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중 페디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가장 높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1위 팀이고, 애틀랜타와 세인트루이스는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1~2위로 지구 우승 및 가을야구 경쟁을 벌이고 있다.
페디는 자신에게 빅리그 복귀 기회를 준 화이트삭스에 애정이 크다. 지난 11일 전반기 등판을 마친 뒤 트레이드 루머에 대해 페디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난 경기에 나설 때마다 화이트삭스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투구하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트레이드가 되기 전까지 화이트삭스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페디보다 높은 WAR을 기록한 거포 루커에 대해 MLB.com은 곧 30세가 되는 나이로 인해 리빌딩 중인 오클랜드의 장기 플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트레이드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30홈런을 터뜨린 루커는 올 시즌 83경기 타율 2할9푼1리(302타수 88안타) 21홈런 62타점 OPS .942로 커리어 하이 성적을 내고 있어 공격 보강이 필요한 팀에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다.